한미 FTA 관세인하 효과 아직은 미지근… 5월부터 견과류·수산물등 덕볼 듯
입력 2012-04-15 19:18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지 15일로 한 달이 됐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관세 인하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미국 바이어들의 한국방문과 대미 수출은 증가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한·미 FTA 발효 이후 관세가 50%에서 20%로 낮아진 미국산 오렌지는 4∼5개 기준 4280원에 판매돼 기존 가격(4880원)보다 600원 인하됐다.
레몬(관세 30%→15%)은 3개 기준 2980원에서 2480원으로 내렸고, 자몽(관세 30%→24%)은 4개 기준 7480원에서 6980원으로 내렸다.
관세인하폭이 큰 상당수 제품들은 아직 국내에 본격 수입되지 않고 있다. 롯데마트의 경우 한·미 FTA 발효 후부터 12일까지 오렌지 14.6%, 와인 62.5%, 쇠고기 37.5% 매출이 각각 증가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발효 뒤 수입돼 관세 효과를 입고 판매된 상품은 오렌지뿐이다. 관세가 2.7%씩 단계적으로 철폐되는 미국산 쇠고기 판매가격(척아이롤 100g기준 2200원)은 변동이 없었다. 관세 인하 혜택을 적용받은 와인은 아직 수입되지 않았다.
관세 혜택에 따른 가격 인하 효과는 식품을 중심으로 다음달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유통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미국산 와인은 1∼2주 안에 관세 혜택을 받은 제품이 들어올 예정이다.
건포도(21% 관세 철폐)와 아몬드(8% 관세 철폐), 피스타치오(30% 관세 철폐) 등 미국산 건·견과류는 이달 말 수입분부터 FTA 관세효과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산 냉동 수산물도 아직 본격 수입되지 않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다음달부터 가자미, 동태, 대구 등의 미국산 냉동 수산물 물량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코트라는 미국에 수출 중인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인터뷰 조사를 한 결과 한때 중국으로 발길을 돌렸던 미국 바이어들이 한·미 FTA 발효 이후 한국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달 한국의 대미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9% 증가한 59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관세인하 효과가 큰 합성수지(36.7%), 일반기계(42.0%), 자동차부품(12.4%) 등의 수출증가율이 높았다.
일례로 미국 유명 스포츠 패션 브랜드 업체인 K사의 소싱 담당자는 지난해 말 아웃도어 신발 제조업체인 트렉스타 부산 공장을 방문해 “FTA가 발효되니 블랙부츠를 OEM(주문자상표부착)으로 생산해 납품할 수 있느냐”고 물었고, 현재 협상이 마무리단계에 있다.
이명희 노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