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로켓 발사 실패 이후] 김정은 연설 뭘 담았나… ‘先軍’ 강조로 군부 지지 노려
입력 2012-04-15 21:42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15일 첫 공개연설은 최고지도자로서 북한 주민들에게 직접 통치목표를 설명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정은은 연설 첫머리에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위업을 장황하게 늘어놨다. 특히 할아버지 김일성에 대한 언급이 아버지 김정일보다 더 많았다. 그는 “김일성 민족의 100년사는 수난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조국과 인민의 존엄을 민족사상 최고 경지에 올려놓았다”고 칭송했다. 이날 행사가 김일성 100회 생일(태양절) 기념식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의도적으로 할아버지의 후광을 업으려 한 의도로 읽힌다. 정성장 세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이 같은 연출은 취약한 김정은의 권력토대를 김일성 후광으로 보완하려는 것”이라고 평했다.
통치방식은 ‘선군(先軍)’을 내세운 김정일 노선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는 “김정일 동지께서 필승불패의 선군정치로 인민군대를 최정예 전투대오로 발전시켰다. 나는 언제나 선군혁명의 길에서 동지들과 운명을 같이하는 전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군으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포석일 수도 있다.
김정은이 “경제 강국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의 씨앗을 현실로 꽃피워나가야 한다”고 말한 것은 경제난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정부 관계자는 “인민생활 향상을 강조한 것은 북한 내 주민 불만이 적지 않음을 시사한다”며 “체제 유지를 위해서라도 경제 활성화에 사활을 걸겠다는 뜻이 내포됐다”고 관측했다.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고 대외정책 부분은 적었다.
열병식에 처음으로 ‘전략로케트군’ 장병들을 동원한 것도 눈길을 끈다. 김정은이 지난달 3일 시찰한 전략로케트사령부를 지칭하는 것으로 평양 강동군에 있는 이 사령부는 ‘미사일지도국’으로 알려진 군 단급 부대다. 신형 장거리 탄도미사일 첫 공개와 함께 김정은의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김정은은 이날 당·정·군 고위 간부들을 대동하고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