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당대표 보면 박근혜 ‘집권플랜’ 보인다

입력 2012-04-15 19:03

다음달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새누리당의 차기 당 대표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집권플랜’ 가늠자가 될 것이란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앞으로 8개월 내에 4·11 총선에서 드러난 취약점을 극복하지 못하면 박 위원장의 집권도 난망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당내에서 친박근혜계의 핵심으로 6선 고지에 오른 강창희(대전 중) 당선자, 백의종군하면서 총선승리에 기여한 김무성(부산 남을) 의원 등과 함께 ‘수도권 대표론’이 부상하는 이유다.

전체 유권자(4018만6172명)의 절반(49.3%)에 가깝고 ‘2040세대’의 표심의 향배를 좌우하는 수도권에서 새누리당은 112석 중 43석을 얻는 데 그쳤고 득표수(479만8433표)에서도 야권연대의 509만6062표(민주통합당 469만8358표, 통합진보당 39만7704표)보다 29만7629표 적었다. 박 위원장으로선 수도권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절실한 것도 이 때문이다.

수도권 당선자 중에는 5선에 오른 황우여(인천 연수) 원내대표가 우선 거론된다. 그는 중립 성향으로 중진과 소장파, 그리고 계파를 두루 아우를 수 있는 화합형·관리형 대표의 적임자로 꼽힌다. 그는 15일 출입기자간담회에서 “나는 욕심이 없다.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다. 이번 당 대표는 ‘기획상품’으로 대선까지 잘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면서 40대에 5선 고지에 오른 남경필(경기 수원병) 의원을 추천했다. 남 의원과 함께 친이계에서 이탈한 3선의 50대 정두언(서울 서대문을) 의원 등도 대표군으로 오르내린다. 남 의원과 정 의원은 모두 쇄신파로 활동하면서 당 개혁을 적극적으로 주도해 왔고 당의 취약 기반인 젊은층에도 어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도권 민심에 부합하는 인물이란 지적이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은 이날 언론과의 통화에서 “영남권보다는 가급적 서울 경기 등 수도권으로 올라오면 좋고 그것이 쇄신의 이미지에도 맞다”며 “(40∼50대 당 대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별로 뚜렷하게 보이는 인물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김무성 의원의 당 대표론도 만만치 않다. 당 중진 중에서 김 의원 만큼 선거 전략과 기획력을 갖춘 ‘킹메이커’가 없다는 평가다. 20년 텃밭인 부산에서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이 얻은 정당 득표율이 40.1%에 이른 점도 김 의원의 당 대표론에 무게를 실어준다. 16대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가 부산에서 기록한 29.85%보다 10% 포인트 이상 상승한 것이다.

강창희 당선자는 충청권의 대표주자라는 점과 이번 총선에서 재확인됐듯이 충청권과 강원권을 위시한 중원의 승리가 대선 승리의 견인차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거론되고 있다.

정재호 기자 j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