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로켓 발사 실패 이후] 北, 미사일 3인방 등 ‘피의 숙청’ 시작되나
입력 2012-04-15 21:43
‘광명성 3호’ 발사가 실패하면서 북한 지도부 내에 군부 책임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은 통치 체제’를 대내외에 선전하기 위해 ‘기획’된 장거리 로켓이 발사 후 2분15초 만에 산산조각나면서 이를 주도한 군부에 대대적인 숙청 회오리가 불어닥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대북 소식통은 15일 “북한 체제는 항상 역경이나 위기가 닥쳤을 때 국면 돌파용으로 숙청 카드를 꺼냈다”면서 “아마도 큰 규모의 군부 숙청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로켓 발사는 박도춘(68) 당 군수 비서와 주규창(84) 당 기계공업부장, 백세봉 제2경제위원장 등 ‘미사일 3인방’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도춘은 로켓 생산·개발을 총괄했고 주규창은 미사일 연구·생산 부서를 지휘했다. 백세봉은 로켓에 탄두를 장착해 장거리 미사일로 둔갑시키는 총책이다. 셋 다 군 출신이 아님에도 김정은은 지난 2월 이들에게 각각 대장과 상장 계급을 부여했다. 3인을 전폭 지원해온 군부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었던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관측과 달리 김일성 주석 생일 100주년 기념행사에 초청받아 평양에 머물렀던 수카르노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미망인인 데비 수카르노 여사는 이날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평양에서는 누구도 미사일 발사에 ‘실패’라는 말을 입에 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 통역에게 (미사일 발사에 대해) 질문을 했더니 “자폭했기 때문에 우주 전문가가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한편 김정은은 최고사령관 명령으로 70여명의 군 장교를 장성으로 진급시켰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4일 보도했다. 대규모 군 장성 인사는 김정은 체제 출범 후 처음 이뤄진 것으로, 군부 세대교체와 김정은의 ‘자기사람 심기’로 해석된다. 북한은 김일성·김정일 생일이나 노동당 창당일 등에 ‘차수’나 ‘원수’는 당 중앙군사위와 국방위 ‘결정’으로, 대장급 이하는 최고사령관 ‘명령’으로 승진인사를 해왔다.
신창호 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