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리본’ 시범사업 4년째… 한해 수백명 자립, 빈곤 벗고 희망 찾다
입력 2012-04-15 18:47
이모(53·여)씨는 큰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인 때부터 5년간 뇌질환을 앓는 남편을 수발했다. 남편은 빚만 남겨두고 세상을 떴다. 그 과정에서 재산을 다 잃고 기초생활수급자가 됐다. 이씨는 갑상선 기능저하로 힘든 일을 할 수도 없었다. 앞길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 그가 경제자립의 길을 찾아 기초생활수급자에서 벗어났다. 지난해 ‘희망리본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어린이집 주방조리사로 일할 수 있게 된 덕이다. 이씨는 지난 1월 ‘탈수급’에 성공했다. 자신만의 일도 가졌고, 두 아이에게도 안정된 가정을 선물할 수 있게 됐다. 이씨는 “희망리본프로젝트 사례관리자와의 상담을 통해 ‘희망키움통장’을 만드는 등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뒤 자립 의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씨는 특히 ‘한부모건강지원 서비스’를 통해 종합건강검진을 받고 건강에 대한 두려움도 털어냈다. 그는 차량운행을 겸하면 급여를 더 받을 수 있어 운전면허 1종 시험에 지원하는 등 활력을 되찾았다.
이씨처럼 희망리본프로젝트 참여자 중 기초생활수급자에서 벗어나는 사례는 2010년 14.8%인 500여명에 달했다. 지난해는 600여명이 빈곤에서 벗어났다. 올해는 15% 이상인 700여명이 ‘탈수급’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생활수급자 140만여명 중 자활사업에 참여한 근로능력자는 6만여명이다. 이 가운데 희망리본프로젝트 참여자는 4000여명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매년 기초생활수급가구의 가장 500∼700명이 빈곤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다. 이는 희망리본프로젝트 참여자에게 양육·보건·돌봄·치료 등의 사회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근로여건을 개선하고, 근로의욕·동기를 향상시킨 데 따른 결과로 파악된다.
희망리본프로젝트는 2009년 시작됐다. 올해 4월 현재 부산 대구 인천 광주 경기도 강원도 전북 등 7개 시·도에서 시범사업으로 실시되고 있다. 저소득층의 취·창업을 통한 자립을 촉진하는 희망리본프로젝트를 통한 취·창업률은 2009년 31.8%에서 지난해 47.8%로 16% 포인트 높아졌다.
2009∼2010년 희망리본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 결과 참여자들은 가족 간의 대화시간 및 운동 관심 정도가 증가했다. 정신건강이 향상되는 등 정서적 변화도 나타났다. 실제로 사업 참여 이후 가족 간의 대화시간이 43.6분에서 63.5분으로 19.9분가량 늘어났다. 운동 관심 정도도 39.6%에서 77.3%로 증가했다.
희망리본프로젝트
희망리본프로젝트는 저소득층에게 개인별 1대 1 지원을 통해 근로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맞춤형 복지서비스다. 우리 사회의 어려운 이웃이 일을 통해 새롭게 태어날 수(Re-born) 있도록 지원한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