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를 체험하라’ 출간한 소강석 목사 메시지는… “한국교회, 십자가 영광·거룩성 회복해야”

입력 2012-04-15 18:37


한국교회가 내부분열과 다툼, 세속화의 도전과 다원주의의 물결 속에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어수선하다. 많은 젊은이들이 한국교회를 조롱하고 빈정거리며 꼼수를 부려도 이를 제지할 영적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인류역사에서 교회만큼 인류의 진보와 행복을 위해 헌신해온 공동체가 없었고, 한국의 근현대사에서도 교회만큼 민족의 발전에 크게 공헌한 공동체가 없음에도 여전히 교회는 개혁의 대상으로 치부되고 있다.

왜 한국교회는 이런 위기에 처하게 됐는가? 한국교회의 지도자들과 한국교회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많은 성도들의 고민이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소신 있게 밝힌 목회자가 있다.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 그는 부활절을 앞두고 펴낸 책 ‘십자가를 체험하라’(쿰란출판사)에서 “한국교회가 십자가를 모른다”고 일갈했다. “교회가 십자가를 모른다니? 이 무슨 어불성설이며 언어도단이냐”고 항의하는 소리도 들린다. 이에 소 목사는 대답한다.

“한국교회가 십자가의 껍데기만 붙잡고 있습니다. 십자가는 복음의 진수요, 절정입니다. 십자가는 영원한 신비입니다. 십자가는 그리스도인들이 마지막까지 품에 안고 외쳐 부르다 죽을 이름입니다. 그러므로 십자가 신앙을 잃어버린 순간 교회와 성도는 타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소 목사의 말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 목사의 말은 매우 심각하게 들린다. 그는 한국교회가 위기를 겪고 있는 원인을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지금 한국교회의 위기와 혼돈은 십자가의 능력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크리스천들이 십자가를 죄 사함과 구원의 수단으로 믿고 인식할 뿐 실제적인 삶과 신앙에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이 십자가와 결별하는 순간, 머리카락 잘린 삼손이 되고 맙니다.”

소 목사는 이 시대 몇 안 되는 영성 설교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현대적 지성과 광야의 영성, 문학 예술적 감성을 조화롭게 갖추고 있는 설교자이자 용기 있는 한국교회의 대변자 역할도 하고 있다.

그럼 어떻게 십자가를 체험할 수 있는가? 소 목사는 해답을 책에서 제시하고 있다.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혀서 이제는 그의 삶이 더 이상 자신의 삶이 아니라 다시 태어난 삶이며 그리스도 예수를 믿는 믿음의 삶이라고 고백합니다. 세상에 살았던 나는 죽고 새로운 생명이 그리스도안에서 믿음으로 태어나 거룩하고 풍성한 삶으로 살아가게 된 것입니다.”

소 목사는 “바울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도 매일 육신의 죄와 옛 자아를 십자가에 못 박고 삶의 현장에서 우리의 십자가를 져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거룩한 자아교환 사건이 일어날 때 진정한 십자가 체험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진정한 십자가 사건이 일어 날 때 우리에게 오는 것은 풍요로운 영적 삶과 성령 충만, 실제적인 삶의 현장에서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지금 이 시대 바벨탑의 욕망에 갇힌 복음과 교회를 해방시킬 수 있는 길은 분명해졌다. 십자가를 체험하는 것이다. 십자가군과 같은 맹신적 신앙으로 회귀하라는 말이 아니라 십자가 복음의 본질과 진수를 깨닫고 욕망의 바벨탑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소 목사는 이 책을 올해 초 안면마비의 고통을 앓으며 깊은 밤, 처절한 고독의 밑바닥에서 썼다. “십자가를 통해 한국교회의 거룩성과 영광을 회복합시다.” 한국교회를 향한 소 목사의 사랑의 메시지가 책 속에 가득하다.

이승한 기자 s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