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안화 환율 변동폭 1%로 확대

입력 2012-04-15 18:39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은 “16일부터 미국 달러에 대한 위안화 환율 변동폭을 기존 하루 0.5%에서 1%로 확대한다”고 14일 오전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이는 그동안 외환시장에서 예상했던 0.75%보다 0.2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중국은 2007년 5월 변동폭을 0.3%에서 0.5%로 올렸다.

인민은행은 성명에서 “외환시장의 발전을 도모하고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위험관리 능력을 개선시켜 결과적으로 금융시장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이는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환율 변동폭 확대는 그동안 여러 차례 예고됐다. 가깝게는 원자바오 총리가 지난 3월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무원 업무보고를 통해 환율변동폭 확대 계획을 밝혔다.

이번 조치는 사실상 위안화 절상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이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에 걸맞게 위안화 환율이 움직이다 보면 위안화가 지금보다 높은 가치를 갖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로 관측되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도 지금 절상을 받아들이는 것이 낫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중국의 무역수지는 지난 3월 53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월 315억 달러 적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이는 위안화 가치가 올라가더라도 큰 부담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됐다.

여기에는 정치적 판단도 작용했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미국에 화해 제스처를 보낸 것이란 진단이다. 미국은 지난해 대중국 무역에서 2950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해 대선에서도 위안화 환율 문제가 쟁점이 될 것으로 관측돼 왔다.

이에 대해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성명서를 통해 “중국경제의 내수 비중을 늘려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백악관의 벤 로즈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이날 미주기구(OAS)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콜롬비아에서 가진 언론브리핑에서 “일부 진전을 이뤘지만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