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개막전 여고생 김효주 ‘신데렐라 탄생’… 아마추어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입력 2012-04-15 18:23

여자골프계에 신데렐라가 탄생했다. 17세에 불과한 여고생 김효주(대원외고2)는 100명이 넘는 쟁쟁한 프로언니들을 모두 이기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개막전인 롯데마트여자오픈(총상금 5억원)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그것도 2위와 무려 9타차 압도적인 승리. 앞서 KLPGA 투어에서 우승한 아마추어는 20명이나 있었지만 첫날부터 줄곧 선두로 우승한 것은 김효주가 처음이다.

아마추어가 프로대회에서 우승하기는 지난 2010년 8월 배희경(LIG클래식)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제2의 신지애’로 불렸던 김효주는 15일 롯데스카이힐 제주골프장 스카이·오션코스(파72ㆍ6238야드)에서 끝난 롯데마트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몰아쳐 합계 16언더파 272타를 쳤다. 아마추어라 우승상금 1억원은 2위 문현희(30·호반건설·7언더파 281타)에게 내줬지만 내년 프로 정회원 자격을 획득하는 부상을 거머쥐었다. 김효주는 프로 전향시 시드전을 거쳐 투어에 합류할 수 있다.

게다가 이 대회 타이틀스폰서인 롯데그룹이 올해 창설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롯데LPGA챔피언십(총상금 170만 달러) 출전권도 획득했다. 김효주는 오는 19일 하와이 오아후섬 카폴레이 코올리나골프장(파72·6421야드)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 초청선수로 출장한다. ‘골프여제’ 청야니(대만)와 최나연(25·SK텔레콤) 등 최고의 선수들과 대결할 기회를 잡았다. 국가대표인 김효주는 오는 9월 터키 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가서 금메달을 따고 오는 11월 시드전을 통해 프로로 전향할 계획이다.

6타 차 선두로 출발한 김효주는 이날 1, 2번홀의 연속버디로 상승세를 탔고 5, 7, 9번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추가하며 쐐기를 박았다. 후반 14번홀(파3)의 3퍼트 보기가 나왔지만 15, 16번홀에서 다시 연속버디를 추가하며 우승을 자축했다.

6세 때 골프를 시작한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인 2007년 국가대표 주니어 상비군으로 뽑혔고 중학교(육민관중) 3학년 때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각종 아마추어 대회에서 14승을 쌓았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프로 대회에 초청된 그는 2009년 KLPGA 투어 하이트 챔피언십에서 2라운드까지 공동 선두를 달리며 재목으로 인정받았다.

김효주의 강점은 침착한 성격과 정확하고도 파워 넘치는 샷이다. 이번 대회에서 1∼4라운드 평균 페어웨이 안착률이 90%를 넘었고 그린 적중률은 88%에 달했다. 홀당 평균 퍼트 수는 1.65개였고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260야드를 넘었다. 코스의 난이도를 감안하지 않고 단순 수치상 청야니와 비교한다면 드라이버 비거리에서 10야드 정도 뒤지나 아이언샷의 정확도와 퍼트에서는 김효주가 앞서고 있다.

한편 첫날 공동 49위로 출발했던 작년도 상금왕 김하늘(24·비씨카드)은 마지막 날 이븐파를 쳐 최종합계 3언더파로 홍란(26·메리츠금융)과 함께 공동 3위에 오르는 뒷심을 발휘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