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대생 익사,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2가지

입력 2012-04-13 20:43

실종된 지 8일 만에 숨진 채로 발견된 여대생 익사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익사경위와 여대생 A씨(21)의 당일 행적파악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13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A씨 시신 부검 결과 사인(死因)이 전형적인 익사로 나타났지만 물에 빠지게 된 경위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A씨가 집을 나간 뒤 실종된 당일인 지난 4일 밤 어떤 이유로 대천천 호수에 빠졌더라도 실종 5, 6일째인 지난 9일과 10일 모두 3차례 A씨 휴대전화의 신호음이 인근 통신사 기지국에 잡힌 사실은 의문점이다. 지난 9일 낮 12시18분과 오후 5시47분, 다음날인 10일 오후 4시18분에 한 차례씩 좌동 해운대교육지원청 옥상에 설치된 기지국에 신호음이 잡혔다.

A씨 휴대전화는 시신과 함께 물속에서 수거됐다. 물속 휴대전화가 신호를 보낼 가능성은 통상적으로 매우 희박하다는 것이다. 휴대전화는 마지막 신호음을 보낸 이후 물속에 던져졌을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A씨 휴대전화를 과학수사팀에 맡겨 오작동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단순 실족사 추정에도 의문점이 있다. 대천공원 호수는 높이 1.2m 철제펜스가 둘러 처져 있어 일부러 넘지 않는 이상 실수로 펜스 안 호수로 빠지기는 힘든 구조라는 것이다. 일부 산책객들이 종종 철제 펜스를 넘어 호수 계단에서 쉬는 것처럼 A씨가 펜스를 넘어갔다가 실족했을 수도 있다.

A씨 시신이 귀에 이어폰을 낀 채 발견된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어폰을 끼고 실수로 물에 빠졌고, 본능적으로 허우적거렸다면 이어폰이 귀에서 빠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부산=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