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로켓 발사 실패] 추가 도발 언제할까… 국제사회 제재 봐가며 핵실험 시기 저울질할 듯

입력 2012-04-13 19:03

북한이 13일 광명성 3호 발사에 실패함에 따라 제3차 핵실험과 국지 군사도발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 4일 “2·29 북·미 합의에 포함된 식량지원이 취소된다면 핵실험을 중지하기로 한 공약이 취소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실제로 그간 2차례 핵실험이 실시됐던 함북 길주군 풍계리에는 핵실험 준비작업으로 추정되는 움직임이 포착됐었다. 지난 8일 미국 상업위성 ‘퀵버드’가 촬영한 사진에 따르면 풍계리 갱도 입구에서 토사더미가 식별됐다. 이는 갱도를 메워 핵물질 유출을 막기 위한 마지막 준비작업으로 관측됐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광명성 발사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 움직임과 6자회담의 추이 등을 봐가며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2006년 7월 대포동 2호 발사 후 10월 1차 핵실험을 실시했고 2009년 4월 광명성 2호 시험발사 때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 성명이 나오자 5월 2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핵실험이 북한 자체 시간표에 따라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핵실험의 목적이 핵보유국 이미지를 대외에 과시하고 핵·미사일 도발을 김정은의 치적으로 선전해 북한 내부 결속력을 높이려는 데 있는 만큼 국제사회 움직임은 빌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특히 북한이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11월 연평도 포격 같은 국지도발을 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로켓발사가 실패로 끝났지만 김정은 체제의 장악력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해 강성대국 진입을 선포하고 광명성 3호 발사를 이의 상징물로 활용하려던 계획에는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14일이 유력시됐던 광명성 3호 발사가 13일 결행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16일 북한이 광명성 3호 발사시기를 4월 12∼16일로 예고하자 전문가들은 김일성 전 주석 100회 생일 전날인 14일이 디데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그러나 로켓 발사는 안개가 깔린 13일에, 그것도 습도가 높아 일반적으로 기피되는 오전 8시 이전에 감행됐다. 일부에서는 14일 오전까지 해무가 짙게 낄 것이란 일기예보에 따라 발사를 앞당겼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발사시점 결정에는 13일 소집된 최고인민회의 12기 5차 회의 일정이 우선적으로 고려됐을 공산이 크다. 북한의 형식상 최고 주권기구인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이날 김정은을 국방위원장으로 임명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11일 노동당대표자회에서 당 제1비서로 추대된 김정은이 국방위원장까지 맡게 되면 김정일 전 위원장의 뒤를 이어 명실공히 당과 국가를 장악하는 셈이다.

광명성 3호는 김정은 세습체제의 완성을 미리 알리는 ‘축포’로 발사됐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