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한 발 뺐다… 남중국해서 군함 철수시키고 감시선 파견
입력 2012-04-13 19:03
필리핀이 중국 어선 8척의 영해 침범 여부를 놓고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맞서다 한 발 물러섰다.
필리핀은 12일 스카보러섬(중국명 황옌다오, 黃巖島) 부근에서 중국 해양감시선 2척과 대치중이던 군함 한 척을 철수시키고 대신 연안감시선을 파견했다.
필리핀측은 양국이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를 원하고 있어서 이러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밝혔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3일 보도했다. 이 해역을 담당하고 있는 필리핀 해군 북루손사령부 사령관 안토니 알칸타라 제독은 “(향후) 군사적 행동은 개입되지 않을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의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이 이 해역에 해양감시선 한 척을 더 파견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중국 외교부 류웨이민(劉爲民) 대변인은 지난 11일 “중국 선박은 군함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이러한 대치 상황이 악화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었다.
필리핀은 그러나 중국 어선 8척이 지난 8일 자국 영해에서 불법 조업했다며 해당 어민을 체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측은 “황옌다오는 중국 영토의 일부로 주변 수역에서는 중국 어민들이 전통적으로 조업을 해왔다”고 밝히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필리핀과 베트남이 해상 전쟁을 걸어오면 이들이 먼저 공격하도록 한 뒤에 맞상대하면서 다시는 중국과 전쟁을 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에 앞서 중국의 일부 네티즌은 “필리핀은 군함을 보냈는데 우리가 감시선을 파견한 것은 수치”라면서 강경 대응을 주문하는 글을 시나 웨이보에 올리기도 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