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익 의학회장에게 듣는다… “정부·국민과 소통 노력, 한국의술 세계 전파도”
입력 2012-04-13 18:10
대한의학회는 의학 연구를 하는 국내 150개 의료학회를 대표하는 학술단체다. 우리나라의 의학교육 발전을 위해 정부 정책에 의견을 내고 의대 교육과 전공의, 인턴 수련, 전문의 교육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 의료계는 내부 갈등과 정부 규제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시기에 제21대 의학회장에 지난달 29일 취임한 김동익 세브란스병원 교수(영상의학과)는 의학회의 첫 번째 과제로 ‘소통과 화합’을 꼽았다. 김 회장은 “급하게 변해가는 사회만큼이나 의료계도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면서 “정부 정책이 국민과 의학 발전을 위한 방향이 될 수 있도록 의학회가 징검다리 역할을 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소통’의 의학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의료에 관한 정책은 정부와 의료인, 국민을 이해시킬 수 있는 제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화와 협력을 통한 소통이 있어야만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의료 정책이 실현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아무리 좋은 제도여도 이해 당사자의 이해가 없다면 실현 불가능한 제도가 돼 소용없게 된다”며 “의료는 우리 일상에서 항상 접하는 부분인 만큼 소통과 대화로 얻어진 정책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의 의료계는 의사와 의학자의 노력에 의해 압축 성장했다. 그러나 공정경쟁규약의 변경으로 인해 일부 학회는 학술대회를 축소하는 등 대회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김 회장은 “문제가 있다면 올바른 방향으로 바꾸고 의료인들이 자정 노력을 하는 것이 맞지만 국내외 학술 활동에 제약이 생기고 의학 발전에 어려움이 있다면 반드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적으로 회원 학회의 의견을 반영해 정부와 대화로 풀어 나갈 예정이지만 필요하다면 정부에 항의도 할 생각이다. 그는 “올바른 방향으로 함께 발전하기 위한 방편이라면 의료인도 변해야 하지만 정부 제도로 인해 의료 환경이 주춤거리고 방향성을 잃어간다면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회장은 의료계의 발전을 위해 국가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한국의 의학 수준은 전 세계 학술대회에서 많은 업적을 발표하고 있고, 외국 의료인들이 배움의 터로 한국을 찾고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김 회장은 “의학 발전을 위해서는 의료인뿐만 아니라 국가도 이를 이해하고 협조해야 한다”며 “이미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한국 의술이 국부 창출에 기여하는 국가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의학회의 역할이며 의학 발전을 위해 의학자와 의료인에게 국가와 사회가 무엇을 해줄 것인지 묻고, 요구할 부분은 정당한 절차를 거쳐 요구하고 주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직은 조직 설립의 이념과 근거를 늘 잊지 말아야 한다”며 “의학회는 새로운 학문 개발과 신기술 개발을 위한 학술대회 개최, 보건의료정책을 위한 연구가 본래 목적인 만큼 성과주의적 변화보다는 긴 호흡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성지 쿠키건강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