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 환자 매년 급증… 20∼40대 특히 많아
입력 2012-04-13 17:37
우울증과 조울증 등 기분 장애를 겪는 환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시도 때도 없이 기분이 좋다가 나빠지기를 반복하는 ‘조울증’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이 매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울증은 극단적인 기분상태의 변화로 예측 불가능한 돌발행동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우울증보다 심각하다고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5년간(2006∼2010년) ‘조울증’에 대한 심사결정자료를 분석한 결과, 조울증 진료인원은 2006년 4만3000여명에서 2010년 5만5000여명으로 5년 동안 약 1만2000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증가율은 6.6%로 급격한 증가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조울증이 늘고 있는 이유를 급격한 정보화, 산업화로 인한 심리적 부적응에서 기인한다고 분석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최근 조울증 발병이 높아지는 요인에는 성공에 대한 강한 집착, 취업난으로 인한 젊은층의 위기의식, 사회생활에 대한 부담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조맹제 서울대병원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불안장애 및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이 생기는 이유는 개인이 타고난 소인 외에도 최근 급변하는 산업화와 정보화가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령자 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우울증과 달리 조울증의 발병 연령이 주로 20대에서 40대에 많이 나타난다는 것도 눈여겨 볼 점이다. 실제 사회생활이 활발한 시기인 30∼40대의 조울증 진료인원의 점유율은 42.6%로, 우울증 진료인원 점유율인 30.7%에 비해 약 12%포인트 높았다. 또한 20대의 조울증 진료인원은 15.7%였지만 우울증 진료인원은 9.1%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조울증 환자의 70% 정도는 우울증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재발이 일어나게 되면 조증이 나타나거나 몇 번 우울증을 앓고 난 후 조증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10∼20대에 우울증 치료를 적절하게 해 재발을 막기 위한 장기적인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조울증 치료의 첫걸음은 환자 스스로 자신의 병을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자신을 괴롭히는 기분변화를 부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고 치료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또 “일상생활에서 규칙적인 수면과 생활습관을 가지면 보다 쉽게 자신의 기분변화를 알아 챌 수 있게 된다”며 “자신의 기분변화를 객관적 관찰자의 자세로 보는 것이 모든 치료의 출발점이자 조기에 재발을 예방 할 수 있는 해결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장윤형 쿠키건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