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진구 서울 백병원 정형외과 교수 “골관절염, 습관만 바꿔도 절반은 예방”
입력 2012-04-13 18:34
골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의 손상이나 퇴행성 변화로 관절을 이루는 뼈와 인대에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골관절염은 노화 현상으로 인한 1차성 퇴행성관절염과, 외상과 세균질환에 의한 2차성 관절염으로 나눌 수 있다. 대부분 고령에서 발생하지만 최근 운동과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20∼30대 골관절염 환자도 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무릎을 굽혔다 펴는 동작이 많은 좌식 문화로 골관절염 발생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하지만 골관절염은 생활습관만 바꿔도 최소한의 예방이 가능한 질환으로 일상생활에서의 작은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진구 서울백병원 교수(정형외과)는 “무릎은 재생이 어려운 연골이 많아 일상에서 무릎 관절 사용을 줄이기 위한 청소기 사용이나 침대 문화 등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관절염은 염증이 발생한 부위에 국소적인 통증이 생기기 때문에 자가 증상을 느낄 수 있고, 간단한 방사선 촬영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기대수명이 90세를 바라보게 되면서 수술보다는 보존 위주의 치료법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골관절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60대인 경우 인공관절 수술을 한다 해도 20년 이상을 인공관절을 한 채 살아야 한다. 김 교수는 “환자의 남은 인생이 1번의 수술로 편하게 지낼 수 있다면 모르지만 아닌 경우가 더 많다”며 “수술을 최대한 늦추기 위해서는 10년 후를 내다보는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보존 치료는 운동과 함께 통증을 줄이고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단계별로 약물을 복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관절염 약물은 현재 60여개 성분에 200개 이상의 약이 나와 있다. 그러나 기존에 흔하게 쓰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통증과 염증을 일으키는 COX-2 효소뿐 아니라 위장관을 보호하는 COX-1 효소를 동시에 억제해 3개월 이상 복용하면 위궤양이 생긴다. 김 교수는 “골관절염을 치료하는 약물은 많지만 기존 약은 위를 보호하는 좋은 효소까지 억제해 장기 복용하면 속이 쓰리거나 위궤양이 생긴다”며 “수술을 최대한 늦추기 위해 약을 장기 복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최대한 부작용이 없는 약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에서 개발된 천연물 신약이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슬관절학회 차원의 대규모 임상을 계획하고 있다. 천연물 신약은 한약 성분 중에서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된 6가지 천연물을 주성분으로 해 위궤양과 혈류량 증가 등 기존 약물의 부작용을 최대한 보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교수는 “위궤양이나 속쓰림 등 기존 약의 부작용을 줄여 만성이 돼 속이 불편하거나 답답함을 느꼈던 환자에게 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골관절염은 또 환자가 자신의 질환이 퇴행성관절염인지, 외상으로 생긴 관절염인지 분명히 알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골관절염 치료는 운동을 병행해 근력 운동과 저항 운동을 한다. 근육 운동은 통증이 있기 때문에 한 달 정도 약을 복용하며, 2개월부터 단계적으로 약을 줄여 3개월부터는 약을 끊고 운동 위주로 치료한다.
김 교수는 “무릎은 증상이 좋아졌다가 나빠지기도 하는 만큼 꾸준한 관찰이 필요하다”며 “작은 습관부터 바꾸는 것이 자신의 관절을 오래 사용하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지 쿠키건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