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 통합진보당에 끌려다니지 말라

입력 2012-04-13 17:57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4·11 총선 참패에 따른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사퇴했다. 한 대표는 13일 기자회견을 갖고 “공천과 선거운동을 하면서 악전고투를 했지만, 목표를 이루는 데 미흡했다”며 “이 모든 부족함은 대표인 저의 책임이다. 오늘 민주당 대표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물러나지만 당원의 한 사람으로 2012년 정권교체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 대표의 불명예 퇴진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민의를 제대로 읽어야 한다. 공천 및 선거과정에서 불거진 계파간 갈등을 서둘러 봉합하고, 빠른 시일 안에 지도부를 선출하는 등 전열을 가다듬어야 한다.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일삼거나 검증을 받지 않은 ‘나꼼수’ 같은 특정 세력을 끌어안는 구태를 재연한다면 설 땅이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투쟁 일변도의 행태를 지양하고 국민에게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국민에게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고, 이행하지 못할 사정이 생겼을 때는 국민을 설득하는 등 책임 있는 정치를 구현하기 바란다.

미국을 적대시하고 친북·종북 노선을 드러내고 있는 통합진보당과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노무현 정권 때부터 추진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제주 해군기지 건설 문제 등에 대해서는 국익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정도다. 국민 지지도로 보나, 국회 의석수로 보나 민주당보다 훨씬 열세에 있는 통합진보당에 줏대 없이 끌려다니면 민주당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항상 국민과 국익을 먼저 생각하는 정당으로 환골탈태해야 내일을 기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