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족? 타살?…부산 실종 여대생 사인은 ‘익사’
입력 2012-04-12 23:46
부산에서 지난 4일 밤 실종된 여대생의 시신이 실종 8일 만에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이 이 사건을 공개수사로 전환한 지 불과 십수 시간 만이어서 경찰이 실종자 수색에 다시 문제점을 드러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2일 부산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부산 모대학교 2년생 A씨(21)는 지난 4일 해운대도서관에서 공부를 마치고 귀가했다. A씨는 이어 오후 11시20분쯤 주거지인 해운대구 좌동 해운대신시가지 내 아파트 인근 대천공원 주변으로 산책하러 나간다고 가족에게 말하고 집을 나간 뒤 실종됐다.
A씨 어머니(47)는 오후 11시50분쯤 A씨로부터 “강가(대천천 주변)를 걷고 있는데 이제 집에 갈게”라고 말한 뒤 연락이 끊겼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이후 5일 오전 2시10분쯤 A씨가 귀가하지 않아 A씨에게 전화했으나 신호음만 갈 뿐 전화 연결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오전 2시30분쯤 직접 해운대경찰서 중동지구대를 방문해 이런 사실을 신고했다.
경찰은 곧바로 A씨의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해 좌동 해운대교육지원청 일대임을 확인했다. 경찰은 오전 4시10분쯤 지구대 순찰차, 해운대서 강력팀 당직근무자 등 9명을 동원해 통신사 기지국 주변과 대천공원 산책로 일대를 수색했으나 A씨를 발견하지 못했다. A씨 휴대전화는 같은 날 오전 5시쯤 해운대교육지원청 인근에서 마지막으로 켜진 뒤 꺼졌다.
이후 경찰은 매일 전·의경 등 100여명을 동원해 A씨에 대한 수색을 벌였으나 성과가 없자 12일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경찰관 28명으로 전담반도 꾸렸다.
이어 이날 오후 3시쯤 처음 위치 추적된 장소에서 직선거리로 1㎞ 이내에 있는 대천공원 호수에서 A씨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잠수부 4명을 동원, 깊이 5m가량의 호수를 수색해 인양했다. A씨 시신은 집을 나갈 때 입었던 보라색 카디건에 검정색 바지 차림 그대로였고, 뚜렷한 외상없이 귀에 이어폰을 낀 상태였다.
A씨 시신을 인계받은 인근 병원은 1차 검안결과 ‘숨진 지 6일 정도 지났고 익사했다’ ‘시신 콧등에 멍 자국이 있고 콧속에 혈흔이 있다’ 등의 소견을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실족과 타살, 자살 등 모든 가능성을 놓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정확한 사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결과가 나와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A씨 휴대전화가 지난 9일 낮 12시8분과 10일 오후 4시쯤 다시 켜져 기지국이 위치 추적을 할 수 있었던 점도 의문점이다. 유족들은 “경찰이 ‘기지국의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말을 바꾸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산=이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