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출판사 5곳, 전자책 가격 인상 담합”… 美 법무부, 반독점혐의 기소

입력 2012-04-12 18:51

미국 법무부는 11일 세계적 IT회사인 애플과 대형 출판사 5곳에 대해 전자책(e북) 가격 인상을 담합했다며 반독점협의로 기소했다.

법무부는 애플과 해치트, 펭귄, 하퍼콜린스, 맬밀란, 사이먼앤슈스터 등의 출판사를 상대로 뉴욕 연방법원에 낸 소장에서 “이들은 에이전시 모델을 통해 e북을 판매하는 소매상들의 가격 경쟁을 제한했다”고 주장했다.

소송은 애플과 함께 맥밀란, 펭귄 등 2개 출판사만을 상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나머지 3개 출판사는 조정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소송이 e북의 시장 판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면서 온라인 서점 아마존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판사들은 2010년 4월부터 애플이 출시한 아이패드의 e북 플랫폼을 통해 책을 팔면서 기존 아마존과의 계약에서 사용했던 도매판매 모델을 에이전시 모델로 바꿨다. 소매가격을 출판사가 미리 정함으로써 도서 판매 소매상들이 가격 경쟁을 할 수 없게 만들어 e북 가격을 올렸다는 게 법무부의 주장이다. 소장에는 지난해 10월 사망한 애플의 전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출판사들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당신(출판사)들이 가격을 정하고 우리가 30% 커미션을 받는 에이전시 모델로 가자. 고객들이 조금 더 돈을 내야 하지만 아무튼 그것이 당신들이 원하는 것”이라고 언급한 부분도 포함돼 있다.

NYT는 출판사들이 애플과 계약을 맺은 것은 당시 아마존과의 가격 협상력에서 수세에 몰리던 상황에서 자신들을 구해줄 백기사로 선택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당시 아마존은 신간과 베스트셀러 e북 가격을 9.99달러로 인하해 출판사들의 반발을 샀다. 아마존의 e북 시장점유율은 2010년 90%에서 최근에는 60%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