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왕리쥔과 ‘부패’ 연결, ‘차기 권력’ 시진핑 낙마 주도… 보 이후, 다음 타깃은 저우융캉

입력 2012-04-12 21:47

중국 최고지도부를 구성하는 정치국 상무위원 9명 중 한 명인 저우융캉(周永康) 중앙정법위 서기는 앞으로 건재할 수 있을까.

미국에 서버를 둔 반체제사이트 보쉰(博訊)은 “보시라이 사건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올가을 18차 당 대회를 앞두고 저우융캉이 다음 ‘목표’가 되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저우융캉은 그동안 보시라이를 보호하기 위해 전력을 쏟았으나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해 이제 그에게 적용될 형사범죄 혐의를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보쉰은 전했다. 보쉰은 특히 저우융캉이 지난주 열린 정치국 회의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을 향해 눈물을 흘리며 자기비판을 했다고 보도했다.

보쉰에 따르면 저우융캉은 베이징, 충칭, 청두에서 모두 다섯 차례 보시라이를 만나 그가 중앙정법위 서기로 승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계책을 꾸민 것으로 돼 있다. 그 뒤 2014년까지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을 최고권력자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보시라이가 이 자리를 차지하도록 하는 구체적 방안도 마련했다는 것이다.

저우융캉은 또 보시라이와 왕리쥔 전 충칭시 공안국장 등과 연결된 부패에도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저우융캉의 아들 저우빈(周斌)은 재산이 200억 위안(약 3조6000억원)에 이를 정도라고 보쉰은 전했다. 이들 재산 상당 부분은 보시라이가 챙겨서 넘겨줬다는 것이다. 저우빈은 국영 중국석유(Sinopec)와 쓰촨, 충칭의 고위층 인사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저우융캉은 보시라이와 왕리쥔으로부터 성상납도 수십 차례 받았다고 보쉰은 보도했다. 보쉰은 이들 중에는 가수, 여배우, 여대생 등이 포함돼 있으며 저우융캉은 밀회를 위해 여섯 군데나 ‘행궁(行宮)’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보쉰은 왕리쥔이 미국 관리들에게 넘긴 이러한 내용을 담은 기록과 녹음 등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WSJ가 닐 헤이우드 사망 사건을 보도한 것은 전체 자료 중 1%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WSJ는 헤이우드가 지난해 11월 초순 보시라이 가족 측 인사로부터 충칭의 한 호텔로 소환됐으며 당시 불안을 느낀 그가 “영국에 있는 변호사에게 보시라이 측 ‘해외 투자’ 현황을 담은 서류를 남겨뒀다”고 친구에게 전화로 말했다고 보도했다.

홍콩 명보(明報)는 보시라이 부인 구카이라이가 80억 위안(약 1조4000억원)이나 되는 재산을 해외로 빼돌렸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충칭 주민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보시라이를 칭송하는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