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구긴 ‘러 上王’… 야당 의원, 푸틴 의회 보고 도중 집단퇴장
입력 2012-04-12 18:5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대통령 당선자)가 의회에서 스타일을 구겼다.
총리로서 마지막 공식 일정인 의회 보고를 하는 도중에 일부 야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했기 때문이다.
1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다음 달 세 번째 대통령 임기를 시작하는 푸틴은 이날 두마(하원)에서 여야 의원들을 상대로 국정 성과를 설명했다. 소동은 푸틴이 “지난 3월의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야기된 정치적 분열을 극복해 국가적 단합을 이루자”며 호소한 후 이어진 질의응답 순서 때 일어났다. 중도 좌파 성향의 야당 ‘정의러시아당’ 의원들이 남부 도시 아스트라한시 시장 선거 부정에 대해 푸틴이 무성의하게 대처한다며 항의, 회의장에서 퇴장해 버렸다.
“아스트라한 사태에 대한 총리의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푸틴은 “선거 부정과 관련한 이의가 있으면 법원에 제소해 문제를 해결하면 되지 왜 단식농성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에 정의러시아당 소속 의원들이 발끈해 단체로 회의장에서 나갔다.
정의러시아당 당수 세르게이 미로노프는 기자들에게 “아스트라한에선 사람들이 27일째 단식을 계속하고 있는데 푸틴은 이 문제를 깊이 검토하지도 않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정의러시아당 소속 의원들은 이날 푸틴 총리가 예정보다 10여분 늦은 12시10분쯤 회의장에 입장하자 다른 정당 소속 의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며 환영을 표시한 것과는 달리 아예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지난 3월 아스트라한 시장 선거에서 여당인 ‘통합러시아당’ 후보 미하일 스톨랴로프가 승리했으나 경쟁자인 정의러시아당 후보 측은 개표과정에서 대규모 부정이 있었다며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정진영 기자 jy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