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에이스 본색 KIA 윤석민… 이승엽도 넘고 “이젠 탄탄대로”

입력 2012-04-12 18:46

지난해 투수 4관왕인 윤석민(25·KIA)은 지난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선발됐다. 일본에서 열린 지역예선을 앞두고 도쿄돔에서 이승엽이 소속된 요미우리와의 연습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다. 1회말 1사 2, 3루에서 이승엽과 만난 윤석민은 가운데 담장을 맞는 2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이승엽과 윤석민의 첫 만남은 이승엽의 승리였다.

3년이 흐른 지난 11일 광주 구장. 국내 최고의 우완투수로 성장한 윤석민은 8년 만에 국내무대에 복귀한 아시아홈런왕 이승엽(36·삼성)과 공식경기 첫 맞대결을 펼쳤다. 이번에는 윤석민의 완승. 이승엽은 집요하게 몸쪽으로 파고드는 윤석민의 직구와 슬라이더에 고전하면서 3차례의 맞대결에서 단 한개의 볼도 외야로 보내지 못했다. 앞서 개막 2연전에서 이승엽은 9타수 4안타를 치며 타격감이 괜찮았었다.

1회 2사후 이승엽을 맞은 윤석민은 초구 몸쪽 높은 곳으로 시속 142㎞짜리 슬라이더, 2구는 같은 코스로 137㎞의 슬라이더를 던졌고 이승엽은 유격수 플라이에 그쳤다.

4회 1사후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초구 몸쪽 낮은 125㎞짜리 체인지업을 잘 골라냈으나 2구 몸쪽 147㎞ 직구에 방망이가 나가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다. 7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풀카운트 접전을 펼쳤지만 몸쪽 낮은 코스에 들어간 147㎞ 직구를 잡아당겼다가 1루수 땅볼에 그쳤다.

윤석민은 “이승엽 선배님이 일본에서부터 몸쪽에 약하다는 말을 들었고 몸쪽으로 많이 볼을 던졌다”고 말했다. 윤석민은 이날 삼성을 맞아 8이닝 동안 안타 1개와 볼넷 2개만 내주고 삼진은 무려 11개를 잡아냈다. 삼성 타선은 이날 경기서 단 1안타에 그치며 윤석민에 꼼짝없이 당했다. 9회말에는 끝내기 볼넷을 헌납하며 개막후 3연패에 빠졌다.

하지만 윤석민은 앞선 시범경기에 2차례 등판해 9.2이닝 8실점으로 예상 외로 부진했다. 투구 밸런스를 회복하지 못한 것이 이유였다. 지난해 정규시즌 MVP에 오르며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낸 그는 팀의 에이스로 믿음을 줘야했다.

이날 비록 승리투수는 한기주의 차지였지만 팀이 2연패의 사슬을 끊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KIA 사령탑으로 첫 승을 거둔 선동열 감독은 경기후 “윤석민이 에이스답게 너무 잘해주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