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당 상무위원·중앙군사위원장에 추대… 北 지도층 세대교체, ‘장성택 라인’ 전진 배치

입력 2012-04-12 19:15

북한 노동당이 11일 평양에서 열린 제4차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 당 제1비서를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최용해 당 비서가 당 정치국 상무위원에 선출되고 군부 최고직책으로 꼽히는 인민군 총정치국장에 임명되는 등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의 측근들이 전진 배치됐다. 장성택은 김정은의 고모 김경희의 남편으로 북한 내 최고 실세로 알려져 있다. 또 김정일 시대 일부 원로들이 핵심 자리에서 밀려나 세대교체가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12일 “노동당 규약과 노동당 최고지도기관 선거세칙에 따라 노동당 제1비서 김정은 동지께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정치국 상무위원, 당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되셨음을 선포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김정은이 당중앙군사위원장을 겸하도록 당규를 개정했다. 통신은 “개정안은 노동당 제1비서는 당의 수반으로서 당을 대표하고 전당을 영도하며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의 사상과 노선을 실현해나간다는 데 대해 규제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도층도 개편했다. 정치국 상무위원에 최용해가 새로 선임됐으며 장성택과 인민무력부장 김정각, 당중앙위원회 비서 박도춘,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겸 후방총국장 현철해, 국가안전보위부장 김원홍, 인민보안부장 리명수 등이 정치국 위원에, 당중앙위원회 비서 곽범기, 국방위 부위원장 오극렬 등이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지명됐다.

이들 중 주목되는 인물은 최용해다.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의 차남인 그는 1998년 비리사건으로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1비서직에서 해임돼 평양시 상하수도관리소 당 비서로 좌천됐으며 장성택이 2004년 초 ‘분파행위’로 업무정지를 받자 함께 공직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장성택의 재기로 2006년부터 고속승진을 거듭한 뒤 이번에 군부 최고직에 오른 것이다.

또 장성택 라인으로 알려진 김원홍은 우리의 국가정보원장에 해당하는 국가안전보위부장에 임명됐다. 장성택 자신도 정치국 위원으로 이름을 올려 김정은 후견인으로서의 위상을 과시했다.

반면 그간 국가안전보위부의 실질적인 책임자였던 우동측 1부부장이 최근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며 김정일 때 군부 핵심 인사 가운데 한 명이었던 김영춘도 김정각에게 인민무력부장 자리를 넘겨줬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백승주 박사는 “우동측과 김영춘이 밀려난 것은 장성택의 영향으로 보인다”며 장성택 중심의 김정은 후견체제가 자리 잡은 것으로 분석했다.

최현수 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