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이후] 친박, 수도권-지방 희비… 친이, 존립 위기 내몰려

입력 2012-04-12 19:04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계파별 명암이 뚜렷하게 갈렸다. 수도권에서 친박근혜계 후보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영남권에선 화려한 성적을 내 대조를 보였고, 18대 국회 최대 정치세력이었던 친이명박계는 거물들이 줄줄이 낙마하거나 간신히 당선되는 수모로 당내 위상마저 흔들리게 됐다.

친박계 좌장격인 6선의 홍사덕 의원은 서울 종로에 전략 공천됐지만 민주통합당 정세균 의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또 새누리당 사무총장을 지낸 권영세(서울 영등포을) 의원은 정치신인인 민주당 신경민 후보에 무릎을 꿇었다. 역시 친박계 김영선(경기 고양일산서) 의원은 민주당 김현미 후보에 밀려 5선 달성에 실패했고 손범규(경기 고양덕양갑) 의원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법률특보를 지낸 유영하(경기 군포) 후보도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반면 박 위원장의 정책 자문역으로 알려진 강석훈(서울 서초을), 이종훈(경기 성남분당갑) 후보는 처음으로 금배지를 달았고 비서실장 역할을 했던 유정복(경기 김포), 이학재(인천 서·강화갑) 의원과 한선교(경기 용인병), 윤상현(인천 남을) 의원은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 부산과 대구, 경남·북에선 친박계 후보들이 승리를 거두고 대거 국회로 들어왔다.

그러나 친이계의 위상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새누리당 전 대표를 지낸 홍준표(서울 동대문을) 의원과 대선 캠프의 책사였던 박형준(부산 수영) 전 청와대 정무수석,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전재희(경기 광명을) 의원, 박영준(대구 중·남) 전 지식경제부 장관, 박선규(서울 영등포갑) 전 청와대 대변인은 패배했다.

다만 친이계 좌장역할을 했던 이재오(서울 은평을) 의원은 간신히 생환했고 현 정부의 초대 특임장관과 당선인 대변인을 지낸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은 3선에 성공했다. 또 대선기간 이 대통령의 ‘입’ 역할을 했던 조해진(경남 밀양·창녕) 의원, 청와대 경제수석과 정책실장을 역임한 윤진식(충북 충주) 의원, 김희정(부산 연제) 전 청와대 대변인,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권성동(강원 강릉) 의원은 다시 금배지를 달았다.

이용웅 기자 yw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