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이후] 문재인 ‘상처 품은 영광’… 안철수 대안론 확산될 듯

입력 2012-04-12 19:04

19대 총선 결과는 야권 대선주자들에게는 ‘악몽’에 가깝다. 야당 패배로 운신 폭이 크게 좁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안철수 대안론’이 확산될 가능성도 높다.

민주통합당의 패배를 확인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장외주자 자리를 고수하면서 ‘박원순 모델’의 대선후보 단일화를 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12일 “안 원장은 당을 만들지도 않고 기존 정당에 입당하지 않으면서도 야권 전체에 대선후보 자리를 압박할 수 있게 됐다”면서 “정치권 피로증이 쌓일수록 안 원장 위치는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가장 앞선 야권 대선주자로 꼽히는 민주당 문재인 상임고문은 ‘영광’과 ‘상처’를 모두 안게 됐다. 19대 국회에 진입하면서 당내 대선후보 경쟁에 나설 발판을 마련했음에도 ‘낙동강 벨트’의 야당 바람을 책임져 달라는 기대에는 부응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부산·경남(PK) 지역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을 마련하지 못한 게 뼈아픈 대목이다.

같은 당 손학규 전 대표는 수도권 대선주자 입지가 좁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말 자신이 앞장서서 추진했던 야권 연대의 결과가 ‘단 열매’가 아니라 ‘쓴 독배’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당내 지지기반이 흔들리게 됐다. 다만 이춘석(전북 익산갑), 신학용(인천 계양갑) 의원 등 친손학규계 인사들의 당선으로 체면치레는 했다는 관측이다.

2007년 여당 대선 주자로 나섰던 정동영 상임고문은 새누리당 ‘텃밭’ 서울 강남을에 도전하며 재기를 노렸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반면 잠룡 정세균 상임고문은 대권에 도전할 명분을 얻게 됐다. 4선을 한 지역구(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를 양보하고 나온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서 새누리당 친박근혜계 좌장 홍사덕 의원을 물리치는 저력을 보여줬다.

김두관 경남지사는 대선주자로의 변신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지역기반(PK)과 친노무현 성향이 겹치는 문재인 상임고문이 국회 입성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문 고문의 성적표가 예상보다 초라하다는 점에서 오히려 활동영역이 넓어졌다는 반론도 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