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이후] ‘대세론’ 굳힌 박근혜… 대권가도 걸림돌 털고간다

입력 2012-04-12 18:57


新여대야소 중심에 선 朴… 과제와 전망

오는 6월 개원하는 제19대 국회는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끄는 신여대야소(新與大野小)가 됐다. 앞으로 MB정부를 비롯한 여권의 재편은 물론이고 국회 정치의 한 중심에 서게 된 그에게 모든 시선이 쏠리는 정국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특히 자신이 직접 뛰어들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국을 좌우하는 정상에 서게 됐다는 점에서 장차 국정을 이끌 예비지도자로서 본격적인 시험무대에 서게 됐다. 그동안 40여 차례 이상 크고 작은 선거에서 승리하는 ‘선거의 여왕’으로서, 그리고 ‘여당 내 야당’이란 주변인으로서 ‘박근혜의 힘’을 보여줬지만 이제는 나홀로 결단과 정치력을 검증받는 8개월의 대장정에 돌입한 셈이다. 무엇보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고 대립과 반목이 아닌 대화와 타협의 민생정치를 실현하는 리더십이 절실하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박 위원장은 12일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민 여러분께서 이번에 정말 마지막 기회를 주셨다”면서 “새롭게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총선 승리의 첫 일성으로 “과거의 구태로 돌아간다면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는 ‘비장한’ 각오를 피력한 것이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께 약속드렸던 모든 것을 반드시 실천에 옮기겠다”며 “빠른 시간 안에 불법사찰방지법 제정을 비롯해 선거과정에서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철저히 바로잡고 다시는 국민의 삶과 관계없는 일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이 총선 공약으로 ‘가족행복 5대 약속’을 제시하면서 19대 국회 개원 후 100일 안에 입법하겠다고 약속했던 것에 우선해서 박 위원장이 불법사찰방지법 제정을 거론한 것에 대해 벌써 다양한 관측을 낳고 있다.

박 위원장이 총선에서 완승을 거뒀지만 가까스로 과반을 넘긴 만큼 19대 국회에서 야당과의 협력적 관계를 겨냥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총선 기간 중 외쳤던 ‘과거와의 단절’이 단순한 구호가 아니며 MB정부와는 일정한 선을 긋고 ‘미래’를 향해 가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특히 정권심판론이 먹혀들었던 수도권과 ‘2040세대’의 싸늘한 민심은 그의 대권가도에서 반드시 극복해야 할,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상돈 비대위원은 MBC와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수도권에서 부진하면 과연 집권세력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겠는가”라며 “서울과 수도권에서의 패배는 아직까지도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권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선 “참 중요하고도 어려운 문제”라며 “현 정권이 무난하게 끝나가게 도와주면서 부정적인 면을 터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민간인 불법사찰의 경우 “(MB의) 사과 이상의 어떤 조치가 있어야만 국민들이 납득할 것”이라며 “그런 과정이 19대 (국회) 원 구성 이후 몇 달 동안에 벌어지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그는 향후 국회 운영에 대해서도 “야권에서 제기하는 정당한 주장에 대해 과반수를 갖고 있다는 이유로 배척하면 과거의 연장, 이명박 정권과 같은 격이란 비판에 봉착한다”며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 외에도) 종편채널 허가과정, 4대강 사업의 배경 등 야당이 집요하게 공세를 펼 게 뻔한 의혹에 대해 현 정권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재호 기자 j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