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당 “공약이 안 먹혔다”… 교계 분열·중량급 인사 영입 실패·양당 구도

입력 2012-04-12 18:21

기독자유민주당(기독당)의 원내진입이 다시 실패로 끝났다. 기독당은 이번 총선에서 정당득표율 1.2%(25만7164명)를 기록, 비례대표를 얻기 위한 최소득표율인 3%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기독당은 당초 이번 총선에 큰 기대를 걸었다. 지난 총선에서 얻은 44만표(2.59%)에 조금만 더 보태면 3%를 넘기게 되는데다 일찍부터 선거조직을 꾸려 당 관계자들이 투표전날 밤까지 전국교회와 성도들을 상대로 맹렬히 득표활동을 펼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한데는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우선 한기총의 분열 등 교계내의 어지러운 상황이 발목을 잡았다. 한국교회로의 단합된 관심과 지원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이다. 비례대표후보에 중량급 인사를 영입하지 못한 것도 취약점이었다. 게다가 이번 선거가 새누리당과 통합민주당간의 양당 대결 구도가 되면서 보수세력은 새누리당으로, 진보세력은 통합민주당으로 표를 결집시키는 분위기가 된 것도 기독당 등 군소정당엔 악재로 작용했다.

기독당의 국회진출은 실패로 끝났지만 선거 공약 중엔 교계가 귀기울일만한 좋은 내용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제2금융권 등으로부터 빌려온 차입금 이자율이 너무 높아 신음하고 있는 많은 미자립 교회들의 부담을 덜어주려 은행권의 교회 대출시 차입이자를 2%대로 낮추겠다는 공약이 대표적이다.

기독당 고문 전광훈 목사는 “교인들의 헌금이 거액의 은행이자로 나가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라며 “기독당은 이러한 돈을 이웃을 위한 구제나 봉사기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교회들을 설득했으나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기독당의 국회진출은 대내외 여건상 아직은 갈 길이 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의 실패 요인을 잘 분석함은 물론 교계 내에 기독정당의 필요성과 정치참여에 대한 공감대를 훨씬 더 많이 쌓아놓아야 길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박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