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누리, 몸 낮추고 민생 챙겨라

입력 2012-04-12 18:14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어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 여러분이 이번에 정말 마지막 기회를 주었다고 생각한다”며 “새롭게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 말대로 유권자들이 4·11 총선을 통해 새누리당에 원내 과반 의석을 준 것은 ‘마지막 기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누리당이 지금까지 잘해서 표를 준 것이 아니라 앞으로 잘하라는 의미가 더 크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 4년간 18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이 다수당이자 여당으로서 국민을 감동시킨 정치를 한 적이 있는가. 오히려 전당대회 돈봉투 파문 등으로 국민들을 실망시켰다. 그래서 투표함을 열기 직전까지 이번 선거에서 원내 제1당이 안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새누리당은 몸을 낮춰 새로운 정치로 유권자들에게 보답해야 한다.

새로운 정치는 반목과 갈등, 대립과 분열을 조장하는 정치가 아니라 통합과 화합, 상생과 공존의 정치다. 새누리당이 152석을,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140석을 얻도록 해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추도록 한 표심에도 어느 한 정당의 일방주의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대선을 앞두고 있어 쉽지는 않겠지만, 새누리당은 대화로 정치를 풀어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선거 때 유권자들에게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다. 중앙당 차원의 공약은 물론 각 지역 당선자들의 공약들을 취합해 가능한 것부터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야 한다. 건강 걱정 없는 편안한 노후, 비정규직 차별 없는 일자리 만들기, 주거비 부담 덜기, 새로운 청년 취업시스템 도입, 보육에 관한 국가 완전 책임제 등 소위 ‘가족행복 5대 약속’과 같은 민생과 직결된 사안들은 가급적 빨리 이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야 정치 불신을 줄이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국가 안보도 챙겨야 한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상존함에도 야당 일각에서 한미동맹 해체와 주한미군 철수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안보를 위협하는 일에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유권자들은 새누리당을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