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4·11] 4당 추락 선진당, 붕괴 위기 치닫나

입력 2012-04-12 02:23

참패한 자유선진당은 붕괴 위기에 놓였다.

충청을 기반으로 한 정치세력인 자유선진당이 19대 총선에서 충청인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는 결과를 맞았다. ‘선진당 지지=충청 이익’을 주장하며 읍소로 지지를 호소했지만 충청인들은 결국 선진당의 지역주의를 받아주지 않았다. 2008년 2월 창당 이래 4년여 만이다.

선진당의 붕괴 위기는 어느 정도 예상됐었다.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해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데다, 당권 등을 놓고 이회창 전 대표와 심대평 대표가 심각한 갈등을 빚었다. 이런 모습이 지역유권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심 대표는 선거일 직전인 지난 9일 대전 유성선거구 지원유세에서 “이번만은 힘 있는 정당에 속지 말고 충청의 정당을 지켜서 거덜 나지 않는 나라를 만들자”면서 “이번 선거에서 충청과 선진당을 지켜내지 못하면 쓸쓸히 불명예스럽게 떠나는 게 걱정이다”고 배수진을 쳤다.

그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진당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에 밀리자 막판 차량유세에서 “대표직을 포함한 정치 인생의 모든 것을 걸겠다”고 밝혔었다. 따라서 선거 패배 책임론에 휩싸일 전망이다. 특히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 이 전 대표와 갈등을 빚기도 해 당내 대표성이 이회창-심대평으로 양립함으로써 지도력 충돌 가능성이 높다. 대전 6개 선거구 중에서 1석도 건지지 못한 점도 붕괴를 가속화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제3당이었던 선진당이 통합진보당에 이어 제4당으로 추락함으로써 존재 가치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특히 보수-진보 양당 구조 속에서 충청권의 지지를 되살리기에는 한계가 있어 대선을 앞두고 거대 정당과의 통폐합이 추진될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충청도 지역주의는 그동안 자생적이기보다는 영·호남 지역주의 역풍으로 부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엔 영·호남 지역주의 구도가 새누리당의 충청권 약진으로 무너지면서 선진당의 존립 근거가 흔들렸다.

지역구보다는 비례대표를 통해 국회 진입을 노린 국민생각은 비례대표 정당지지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해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다. 자동 소멸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 서초갑에 출마한 박세일 대표마저 3위로 낙선했다. 비례대표 1번인 전여옥 의원은 국회에 진출하지 못하면 정계은퇴를 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국민생각의 붕괴는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12년 2월 17일 창당한 정당이 2개월도 안 돼 존립 가치를 잃었다.

대전=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