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4·11] 방송사 출구조사, 역시 빗나갔다

입력 2012-04-12 02:22


방송사들의 총선 예측조사에 대한 신뢰도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15대 총선에서 투표자 전화 조사, 16대 총선에서 출구조사가 도입된 이후 이번 19대 총선이 5번째이지만 한 번도 제대로 맞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최첨단 기법을 동원하고 화려한 컬러 화면으로 눈길을 끌려고 노력했지만 정작 당선자 예측이 상당수 맞지 않아 속빈 강정이란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특히 이번에는 방송 3사가 협력해 사상 처음으로 246개 전체 지역구에 대한 공동 출구조사를 벌이면서 ‘선거방송 신기원을 이루겠다’는 각오를 다졌으나 결과는 역시 빗나갔다. 출구조사 거리 제한이 투표소로부터 100m에서 50m로 완화되고, 무려 70여억원을 들여 1만3000여명의 조사원을 동원했지만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KBS MBC SBS 등 방송 3사는 11일 오후 6시 출구조사를 토대로 자체 예측조사 결과를 일제히 발표했으나 어느 방송도 제1당을 예측하지 못했다.

자체 분석팀이 내놓은 예상 당선자 수는 3사가 조금씩 달랐다. KBS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의석 예상치를 131∼147석 동수로 발표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MBC와 SBS도 양당이 박빙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새누리당이 민주당을 20여석 차로 따돌리며 제1당을 차지했다. 예상 의석수의 최소∼최대 범위를 20석 이상으로 넓게 잡는 등 위험 부담을 줄이는 데 급급했지만 이도 보기 좋게 엇나갔다.

접전지역이 70곳 안팎으로 매우 많았다는 것이 변명이 될 수는 있겠지만 정확성이 떨어지고 구체적이지 못한 이런 예측조사에 대해서는 무용론이 다시 고개를 들 것으로 보인다. 그간 방송사의 예측조사 결과는 연속 빗나갔다. 15대 총선 때는 신한국당 175석을 예상했으나 155석에 그쳤으며, 예측과 다른 곳도 39곳에 달했다.

출구조사가 일부 도입된 16대 때는 제1당 예상조차 엇나갔다. 민주당이 제1당이 될 것으로 예측했으나 한나라당이 다수당을 차지했다. 17대 때는 출구조사 거리 제한이 투표소로부터 300m에서 100m로 크게 줄었고, 출구조사 선거구도 늘렸으나 큰 성과가 없었다. 3사 모두 열린우리당의 제1당 부상은 맞혔으나 의석수 예측 구간이 너무 넓거나 예측 범위에서 벗어날 정도로 오차가 커 의미 없는 정보란 평가를 받았다.

18대 총선에서도 한나라당이 168석 이상의 안정적인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153석을 얻는 데 그쳤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