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4·11] 민주통합, 부산서 2석뿐…기대 못미쳐
입력 2012-04-12 02:16
이번 총선의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꼽혀온 낙동강벨트에서 ‘문재인 바람’은 미풍(微風)에 그쳤다.
부산은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5차례나 방문하며 지원유세를 펼쳐 ‘박근혜 vs 문재인’의 차기 대권 구도로 관심을 끈 지역이다.
새누리당의 오랜 텃밭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조차 넘지 못했던 PK(부산·경남) 지역에서 선봉에 선 사상의 문재인 후보 외에 3선에 도전한 조경태 후보 등이 금배지를 달았다.
민주당은 당초 최대 5곳 승리를 기대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지난 17대와 18대 때 조 후보만 유일하게 당선된 것과 비교하면 의석수가 늘긴 했지만 대권 주자인 문 후보가 나선 데다 노무현 전 정부 핵심인 친노 인사들이 대거 공세를 펼쳤다는 점에서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다.
사하을에 출마한 조 후보는 새누리당 안준태 후보를 개표 초반부터 여유 있게 따돌리며 당선됐다. 부산진갑에 출마한 민주당 김영춘 후보는 개표 6시간이 넘도록 새누리당 나성린 후보와 초박빙 승부를 펼쳤다. 나 후보는 개표 초반부터 1% 미만의 근소한 표차로 김 후보를 추격하다 개표 4시간30분쯤 후인 11일 오후 10시30분쯤부터 김 후보를 앞서기도 했으나 11시쯤 다시 김 후보에 역전됐다. 두 후보는 자정이 넘어서까지 엎치락뒤치락했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북·강서을에 출마한 영화배우 출신 민주당 문성근 후보는 검사 출신의 새누리당 김도읍 후보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 지역은 부산 18개 지역 중 60.9%로 최고 투표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 청와대 부대변인 출신으로 사하갑에 출마한 민주당 최인호 후보는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논문 표절 의혹에 휩싸인 새누리당 문대성 후보를 누르고 1위를 기록했으나 개표가 시작되면서 문 후보에 뒤처져 패했다.
낙동강벨트 시작점이자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는 사실상 전·현 정부의 대리전이 치러지는 곳으로 주목을 받았다. 민주당 후보들은 선거 기간 내내 새누리당 후보들과 초박빙 승부를 펼쳤으나 고배를 마셔야 했다.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인 봉하마을이 위치한 김해을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을 지낸 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이명박 대통령에 의해 국무총리 후보까지 올랐던 새누리당 김태호 후보의 벽을 넘지 못했다. 김해갑에서도 민주당 민홍철 후보가 새누리당 김정권 후보에게 의석을 내줬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