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4·11] 무소속 바람 ‘찻잔 속 태풍’

입력 2012-04-12 02:17

무소속 선거전 바람은 있었지만 당선 돌풍은 없었다.

이번 총선에는 257명의 무소속 후보가 등록해 무소속 바람이 거셌던 18대 총선 당시 127명의 2배가 넘었다. 하지만 11일 밤 12시 현재 총선 개표 결과 당선 확정자가 전북 정읍의 유성엽 후보와 광주 동구의 박주선 후보 등 2명에 그쳐 무소속 바람이 ‘찻잔 속 태풍’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 거제에서 접전을 펼친 김한표 후보가 승리할 경우 무소속 당선자는 3명이 될 전망이다.

이는 25명의 무소속 당선자가 쏟아졌던 18대 총선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번에도 당시처럼 공천에서 탈락한 여야 인사들이 무더기로 탈당해 출사표를 냈지만 금의환향에는 실패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의 경우 대선을 불과 8개월 앞두고 치러져 새누리·민주통합 양당 중심 선거전이 펼쳐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선거연대도 무소속 후보가 설 자리를 좁혔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도 정읍의 유 후보는 탄탄한 지역기반을 토대로 무난히 승리를 따냈다. 그는 18대에 이어 연속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광주 동구에는 경선 여론조사 조작 파문으로 민주당이 공천을 하지 않아 박 후보와 양형일 후보 간 무소속 경쟁이 치열했다.

반면 강원 동해·삼척에서 무소속 2연승을 노렸던 최연희 후보는 패했다. 전남 나주·화순의 최인기 후보도 두 번째 무소속 당선을 기대했지만 막판 민주·통합진보당 후보단일화로 고배를 마셨다. 서울 중랑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정현 후보와 경기 수원을의 정미경 후보는 새누리당 후보들과 표를 나눠 갖는 바람에 민주당 후보에 각각 승리를 넘겨줬다.

새누리당의 개혁을 요구하며 탈당했던 정태근(서울 성북갑) 김성식(관악갑) 후보도 새누리당의 무공천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바람을 이기지 못했다. 경북 영천에서는 최기문 후보가 마지막까지 접전을 벌였으나 석패했다.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역시 대구 중·남에서 새누리당 벽을 넘지 못했다. 서울 관악을 김희철 후보는 이정희 진보통합당 대표의 통합후보 도중하차로 승기를 잡는 듯했으나 결국 무릎을 꿇었다.

새누리당 현역의원 출신 무소속 후보 중에는 진성호(서울 중랑을), 이윤성(인천 남동갑), 허천(강원 춘천), 최구식(경남 진주갑) 후보가 패했고 민주당 출신 가운데는 조영택(광주 서갑), 김재균(광주 북을), 조배숙(전북 익산을), 신건(전북 전주 완산갑), 김충조(전남 여수갑) 후보 등이 졌다. 자유선진당 출신으로는 충남 부여·청양에서 이진삼 후보가 패배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