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4·11] 통합진보 대약진 꿈꿨는데…원내 교섭단체 무산
입력 2012-04-12 02:10
화려한 약진을 예상했던 통합진보당의 입장이 애매해졌다.
통합진보당은 당초 15석 이상을 확보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사이에서 ‘캐스팅 보트’를 쥐고 19대 국회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것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제1당이 되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민주통합당과 연합을 해도 국회를 좌지우지할 만한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은 방송 3사의 공동 출구조사결과가 발표됐을 때까지만 해도 지역구에서 9명이 당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개표가 진행되면서 후보자를 낸 51개 선거구 중 서울 노원병 노회찬, 관악을 이상규, 성남 중원 김미희, 전남 순천·곡성 김선동, 광주 서을 오병윤, 전북 남원·순창 강동원 후보 등 7명이 당선되는 데 그쳤다. 정당 지지율은 10% 안팎으로 비례대표까지 포함해도 13석 정도를 얻을 것으로 전망되자 당 내부 분위기도 침울해졌다.
마지막까지 여당 후보와 박빙 승부를 펼친 지역이 많았다. 출구조사에서 새누리당 이재오 후보를 누를 것으로 예측됐던 서울 은평을의 천호선 후보는 개표율 50%까지 앞서 나갔으나 이후 밀리기 시작했다. 경기 고양덕양갑 심상정 후보도 엎치락뒤치락했다. 울산 북구의 김창현, 경남 창원의창 문성현, 환경미화원 출신 경기 의정부을 홍희덕 후보도 접전을 벌였다.
통합진보당으로선 ‘야권연대의 상징’인 서울 관악을에서의 승리가 그래도 위안이다. 이정희 공동대표의 사퇴 파동을 겪었던 관악을에서 우여곡절 끝에 출마한 이상규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무소속 김희철 후보에게 밀렸으나 승리를 거머쥐었다. 전통적으로 야당 강세지역인 관악을에서 연령과 상관없이 변화와 교체를 바랐던 표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때 원내 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20석까지 노렸던 통합진보당의 부진에는 이정희 공동대표의 김용민 후보 지지가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저질 막말에 비난여론이 들끓는 와중에도 이 공동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김 후보에게 무한 신뢰를 보냈었다. 여기에 ‘2030세대’의 투표율이 당의 기대보다 높지 않았던 것도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