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4·11] ‘東여西야’…새누리, 서울 내주고 충청 절반 이상 차지
입력 2012-04-12 02:04
새누리당은 선전했고, 민주통합당은 서울 지역을 장악했다. 통합진보당을 제외한 군소 정당은 정치적으로 의미가 없어졌고, 지역 구도는 더욱 강고해졌다. 19대 총선 결과의 특징들이다.
현 정치 상황에서 새누리당은 사실상 승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초만 해도 압승할 것으로 예상됐던 민주당은 정치적으로 실패했다. 새누리당은 강원 충청 영남을, 민주당은 서울과 호남을 가져갔다. 결론적으로 이번 선거 결과는 한반도 남쪽의 동부 벨트와 서부 벨트를 빨간색과 노란색으로 확연하게 갈랐다.
새누리당은 올 초만 해도 대패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공천 실패로 표를 까먹기 시작한 민주당은 막판에 김용민(서울 노원갑) 후보의 저질 막말 파문에 결정타를 맞았다.
새누리당은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 벨트는 굳건히 지켰지만, 초박빙 접전이 많았던 서울 지역의 대부분을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18개 선거구가 있는 충남·북 지역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함으로써 기대 이상의 선전을 했다.
특히 강원 지역 9개 의석과 울산 지역 6개 선거구 모두를 차지한 것은 의미가 있다. 이는 동부 벨트를 빨간색으로 뒤덮는 결과를 가져오게 했다. 새누리당이 울산, 충청, 강원에서 압승한 것은 김용민 후보의 저질 막말 파문이 나이든 보수층들을 결집시켰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영남(67개 의석)은 낙동강 벨트 쪽의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새누리당이 예상대로 모든 지역을 거둬갔다.
민주당은 서울 지역 장악으로 이번 선거를 만족해야만 했다. 전체적으로 당초 예상보다는 저조한 성적이다. 특히 충청과 강원에서 새누리당에 완패한 것은 민주당에 뼈아픈 대목이다. 민주당은 민간인 사찰이라는 좋은 카드를 김용민 파문에 막혀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했다.
중원 지역에서 패배함으로써 민주당은 올해 말 대선을 준비하는 데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30개 선거구인 호남에서 통합진보당에 3석, 무소속에 2석이나 내줬다. 박선숙 민주당 선거대책본부장은 “선거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해 목표 의석을 달성하는 데 실패했음을 인정했다.
통합진보당은 현상 유지를 하지 못했다. 게다가 울산 지역을 새누리당에 내줌으로써 확실히 세가 줄었다는 인상을 주게 됐다. 향후 당내에서 이 결과를 놓고 상당한 논쟁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고한 지역구도도 다시 한번 확인됐다. 새누리당 이정현(광주 서을) 후보는 결국 지역의 벽을 뛰어넘지 못했다. 다만 민주당이 낙동강 벨트에서 최소한 2석을 확보한 것이 그나마 지역 구도를 약간 완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통합진보당을 제외한 군소 정당들은 존재감이 거의 없을 정도로 참패를 했다. 이번 선거에서 자유선진당은 2석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선진당은 충청권에서도 외면 받음으로써 당의 존재 자체가 위태롭게 됐다. 특히 심대평 대표가 나선 세종시에서 민주당 이해찬 후보에게 패배한 것은 사실상 선진당의 정치적 소멸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진짜 보수를 내건 국민생각도 한 석도 얻지 못함에 따라 해체 수순으로 들어갈 전망이다. 국민생각에 참여했던 인사들은 개별적으로 다시 새누리당에 들어갈 가능성이 많다.
정당 지지율(밤 11시30분 현재)에서 새누리당 42.6%, 민주당 36.6%, 통합진보당 9.9%, 선진당 3.5%를 보여 예상대로 새누리당이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을 합친 진보 세력이 새누리당 지지율을 넘어서고 있어, 과거보다 진보 세력이 조금 더 확장됐음을 알 수 있다.
김명호기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