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 8.6 강진 발생… 인도양 전역에 한때 쓰나미 경보

입력 2012-04-12 02:51

인도네시아 서단에 위치한 아체주 해상에서 11일 규모 8 이상의 지진이 두 차례 발생했다.

이 지역은 2004년 12월 26일 규모 9.2의 강진으로 22만여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진앙지와 가까운 곳으로, 그날의 악몽을 잊지 못한 인도양 일대 국가 주민들이 대피 러시를 이루면서 극도의 혼란에 빠졌다.

미 지질조사국(USGS)은 이날 오후 5시38분(한국시간) 아체주 주도인 반다아체에서 남서쪽으로 270마일(431㎞) 떨어진 해역에서 강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USGS는 이번 지진의 규모를 당초 8.9라고 발표했다가 8.7, 8.6 등으로 잇따라 수정했다. 이어 2시간여 뒤 반다아체에서 남서쪽으로 615㎞ 떨어진 해저에서 규모 8.2의 여진이 발생했다. 여진은 4분간이나 지속됐다.

USGS는 이에 따라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국가를 포함한 인도양 전역에 쓰나미 경보를 두 차례 발령했다 수 시간 만에 해제했다.

이번 지진은 인근 싱가포르에서도 건물들이 흔들릴 정도로 강력했으며 미얀마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에서도 흔들림이 감지됐다. 태국 수도 방콕에서는 고층 빌딩들이 휘청거릴 정도였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다행히 인도네시아와 태국 해안에 80㎝가량의 쓰나미가 도착했으나 별다른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지질 전문가들은 쓰나미 발령 당시 이번 지진이 수평으로 작용해 쓰나미가 광범위하게 퍼질 수는 있어도, 해저(海底, 바라로 덮인 지표면)를 흔들지 않아 쓰나미는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의 악몽을 잊지 못한 이 일대 주민들은 패닉에 빠져들었다. 2004년 지진 당시 17만여명의 목숨을 잃은 인도네시아 반다아체 일대는 정전이 발생했으며 전화통화가 불통됐다. 피해를 우려해 해안가에서 한꺼번에 빠져나온 인파로 도로교통이 마비됐다. 길에서 기도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으며 수백명이 인근 이슬람 사원에 몰려들어 울면서 기도하는 모습도 보였다.

스리랑카 재해관리센터는 쓰나미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며 “공포에 빠질 필요가 없다”고 주민들을 다독이느라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역시 2004년 쓰나미 타격이 심했던 트린코말레이의 한 주민은 “현재 패닉 상태”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