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과거로 회귀하나… 개헌작업 중단, “무바라크 시절 만큼 미래 불안”

입력 2012-04-11 19:55

이집트, 과거로 회귀하나. 다음달 대선 이후 이집트의 미래를 결정할 헌법 개정 작업이 중단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도 카이로에 위치한 행정법원은 이날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 “헌법 개정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번 법원의 결정은 다음달 새로 출범할 이집트 정부의 미래가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집권시절 만큼이나 불안할 것임을 예고한다고 NYT가 보도했다. 영향력 있는 이집트계 미국 학자인 디폴대 체리프 바시오우니 교수는 “우리는 이집트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헌법 개정 없이는 오는 5월 22일 치러질 대선에서 승리하는 사람은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휘둘렀던 전권을 그대로 위임받게 된다. 군부와 마찰을 빚고 있는 무슬림형제단의 후보나 무바라크 시절 부통령을 지낸 후보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무한 권력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신문은 우려했다. 행정법원은 헌법 개정여부는 고등법원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집트에서는 헌법 개정에 참여하는 100명의 패널 중 이슬람주의자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권력을 남용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기독교도와 여성들은 물론 지난해 무바라크 대통령을 축출하는 데 큰 힘을 발휘했던 혁명운동 인사들은 소수만 포함됐다. 이 때문에 헌법 개정 작업은 자유주의자, 온건 무슬림, 콥트 교회의 반대를 받아왔다.

한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