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 독살에 연루…보시라이는 끝장났다.”
홍콩 명보(11일자)의 보시라이 관련 기사 제목이다. ‘왕리쥔 사건’ 초기만 해도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는 포퓰리즘을 앞세운 좌파 정책을 추진하던 중 반대 세력에 의해 실각하게 됐다는 관측이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충칭에서 ‘창훙다헤이’(唱紅打黑, 공산당을 찬양하고 암흑 세력을 척결한다)로 인기를 얻었던 보시라이 자신이 조직폭력배나 다름없다는 사실이 드러나기에 이르렀다.
◇정치적 파장=베이징뉴스라디오(北京新聞廣播)는 11일 보시라이가 정치국원 자리에서도 쫓겨나게 됐다고 전하면서 이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을 비롯한 당 지도부의 의견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반체제 사이트 보쉰은 후 주석이 지난 9일 정치국 회의에서 직접 ‘보시라이 사건’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는 당 중앙이 정치 개혁을 시작하겠다는 결심을 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보쉰은 진단했다.
당 중앙은 10일 충칭시 현(縣)급 이상 간부들에게 보시라이 부부의 혐의 내용을 담은 문건을 회람시킨 뒤 곧 회수했다고 홍콩 명보가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문화대혁명 뒤 30여년 동안 아주 드문 일”이라고 지적했다.
보시라이는 지난달 15일 충칭시 당 서기직에서 전격 해임된 데 이어 지난달 하순 나온 18차 당 대회 충칭시 대표단 명단에서도 빠져 정치적으로 완전히 실각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다(본보 3월 24일자 11면 보도).
◇드러난 혐의=그동안 설로만 떠돌던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 독살설이 이번에 사실로 드러났다. 부인 구카이라이가 집사 장샤오쥔을 교사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 전모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보시라이 부부뿐 아니라 아들 보과과(薄瓜瓜)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하다는 언론 보도가 벌써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보시라이 일가족 3명 모두 이 사건에 휘말리게 될 가능성이 아주 높은 상황이다. 보쉰은 구카이라이의 경우 자칫 생명을 보전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사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보쉰은 또 보시라이가 헤이우드 살해를 직접 지시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면서 보시라이는 다롄과 충칭에서 살해된 또 다른 6명에 대해서도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헤이우드는 보시라이 가족의 재산 도피 상황을 알고 있었던 데다 구카이라이와 깊은 정을 나눠 피살에 이르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화통신은 구카이라이와 장샤오쥔이 이미 사법기관에 이첩됐다고 전하면서도 보시라이가 헤이우드 살해 과정에 어떻게 개입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보시라이는 이외에 충칭에서 관리들을 승진시키면서 10억 위안(약 18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받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보쉰은 충칭시 난안(南岸)구 구위원회 서기 샤더량(夏德良)이 부시장으로 승진하기 위해 구카이라이에게 3000만 위안(약 54억원)을 보냈다면서 이렇게 보도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
中, 보시라이 공직 박탈… 부인은 영국인 살인공모 “당 중앙, 정치개혁 결심 굳혔다”
입력 2012-04-11 1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