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發 KAL기 ‘폭발물 전화’에 비상착륙 소동
입력 2012-04-11 19:47
캐나다 밴쿠버에서 인천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폭발물이 실렸다는 전화를 받고 회항해 현지 군기지에 착륙했다.
11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10일 오후 2시35분(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 공항에서 인천으로 향하던 KE072편 보잉 777 여객기가 이륙한 지 25분 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대한항공 콜센터로 ‘기내에 위험(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협박범은 다른 얘기는 하지 않은 채 전화를 끊었다.
이 여객기는 즉시 회항을 결정하고 밴쿠버에서 서쪽으로 182㎞ 떨어진 밴쿠버 섬 코목스 군기지에 착륙했다. 폭발물 위협에 따라 미국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서 미 공군 F-15기 2대가 긴급출동해 여객기를 호위하면서 코목스 기지로 유도했다.
여객기에는 유·소아 4명을 포함해 134명의 승객과 12명의 승무원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모두 안전하다고 대한항공은 전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밴쿠버 공항 당국이 승객들을 모두 내리게 한 뒤 공항에서 대기하도록 하고 기내 수하물 등 안전 검사를 진행했다”며 “안전 점검 결과 폭발물은 없는 것으로 드러나 다시 급유를 한 뒤 운항재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KE072편은 이날 오후 5시50분(한국시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대한항공은 앞서 전날에도 여객기를 폭파하겠다는 협박전화가 콜센터가 아닌 다른 경로로 걸려와 운행이 지연됐었다고 설명했다. 전날에는 여객기 이륙 직전에 협박 전화가 걸려와 캐나다 연방경찰이 폭발물 탐지를 위한 기내 수색을 벌였고, 이 때문에 이륙이 2시간여 동안 지연됐다. 대한항공은 밴쿠버∼인천공항 노선에 여객기를 매일 1회 운항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직 누가 어떤 이유로 여객기를 폭파하겠다고 협박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안전검사 결과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 장난전화인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두 차례 협박전화가 걸려왔다는 점에서 승객들과 수하물 등에 대해 더욱 철저한 안전검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