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년 동대문교회 서울성곽만큼 의미”… 이전 반대 확산
입력 2012-04-11 19:32
125년의 역사를 간직한 동대문감리교회(사진)의 이전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교계 안팎에서 확산되고 있다.
한국교회언론회, 한국기독교평신도지도자협회 등 10여개 교계 및 시민단체는 11일 성명을 내고 “서울시는 동대문교회의 강제수용을 즉각 중단하고 교회를 존치시켜 민족여명의 동산으로 개발하라”고 촉구했다. 이는 서울시가 교회를 종교시설 강제수용 1호로 지정, 명의를 서울시로 이전해 성곽공원으로 바꾸려고 하는 것이 근현대 기독교 역사를 말살하는 조치라는 공감대가 확산된데 따른 것이다.
이들 단체는 “동대문교회는 1886년 미국 감리교에서 조선 선교를 위해 4500평을 구입해 병원과 교회, 학교를 세워 해방 될 때까지 60여년 의료선교와 교육선교를 진행한 곳”이라며 “당시 우리나라 최대의 종합선교타운이자 민족을 깨운 여명의 동산인 이 교회를 없애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성명발표와 함께 서울시에 동대문 성곽공원 개발에 대한 공개 토론회를 요청했다. 또 결의가 관철될 때까지 모든 기독교인과 역사문화를 사랑하는 종교인들과 함께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교계에 따르면 동대문교회는 102년 된 ‘여명의 종’(국내 최초의 서양종)과 1892년에 지은 ‘ㄱ자형 예배당’이 있으며 최초의 여성병원 발상지이기도 하다. 손정도 정춘수 이하영 목사, 김삼옥 박용만 열사, 황중극 박원경 장로, 이효덕 전도사 등이 이 교회 출신 독립운동가들이다.
동대문교회는 서울시가 2008년부터 ‘도심재창조종합계획’의 일환으로 서울성곽복원계획을 추진하면서 이전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동대문교회는 서울시에 교회를 매각하고 이전하려 했다. 그러나 존치를 원하는 일부 성도와 기독교대한감리회 유지재단 등이 동대문교회의 역사적 가치를 높이 평가하면서 이전을 반대하고 나섰다. 기독교역사문화보존국민운동본부장 백영찬 장로는 “서울시는 시민 혈세 200억원을 낭비하지 말고 교회를 존치시켜 근현대사의 유·무형 문화를 소중하게 보존해야한다”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