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거듭하는 보험산업… 자산증가율 은행 2배 육박

입력 2012-04-11 18:38


2000년대 들어 국내 경제의 성장세 둔화로 은행산업은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지만 보험산업은 고령화 등에 따른 은퇴자산 수요 증가 등으로 큰 성장세를 거듭하면서 경쟁도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11일 농협경제연구소 ‘주간 브리프’에 따르면 2011년 말 기준 국내 보험산업의 자산규모는 566조원으로 최근 5년간 평균 자산증가율 11.1%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같은 기간 은행의 평균 자산증가율은 절반 정도인 6.0%에 그쳤다.

보험산업의 자산은 2007년 371조원에서 2008년 402조원, 2009년 459조원, 2010년 519조원 등으로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이는 노령화 진전과 함께 베이비부머(1955∼63년생)의 은퇴가 본격 시작되면서 연기금 등 은퇴자산에 대한 수요 증가 등으로 보험산업이 크게 성장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기금자산은 2003년 17.1%에서 지난해 31.8%로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기간 GDP 대비 보험산업 자산 규모도 28.8%에서 45.8%로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했다.

특히 손해보험의 경우 전체 보험시장에서 차지하는 자산 비중은 지난해 말 21.7%로 생명보험(78.3%)에 비해 낮지만, 자산증가율은 급성장하고 있다. 손해보험의 자산은 2007년 66조원에서 지난해 123조원으로 2배를 넘어섰다. 이 기간 평균 자산증가율은 17%에 이른다.

이 같은 현상은 장기성손해보험(실손 의료보험, 저축성보험) 및 퇴직연금보험 등의 급성장이 손해보험산업의 성장에 기인한 덕분이다.

따라서 향후 은퇴시장 선점을 위한 금융권의 시장경쟁도 심화될 것이라고 이 연구소는 내다봤다. 금융지주사의 경우 보험계열사의 인수·합병 등 규모화 경쟁이 가열되고, 전업보험사는 이들과의 경쟁 심화로 초기 시장 진입에 따른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자산규모가 70조원에 이르는 연금 등 저축성 보험상품 판매를 놓고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간 경쟁구도도 치열할 것이란 전망이다.

오종석 기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