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4·11] 강남乙 미봉인 투표함 발견… 유효투표에서 제외되기도

입력 2012-04-11 21:54

19대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전국적으로 큰 사고 없이 차분하게 치러졌다. 하지만 투표율은 55%를 넘지 못했다.

오후 6시 투표가 끝나고 투표함이 각 지역별로 마련된 개표소로 도착했다. 오후 7시를 전후해 본격적인 개표작업이 시작됐다.

일부 선거구는 개표 초반부터 오차범위 내의 접전을 벌여 개표를 지켜보던 캠프 관계자들은 잠시도 자리를 뜨지 못했다.

관심을 모은 서울 종로에서는 26.2%의 개표율을 보인 오후 8시55분 현재 새누리당 홍사덕 후보가 49.5%, 민주통합당 정세균 후보가 48.7%로 초접전을 벌였다.

서울 중구 역시 민주통합당 정호준 후보가 49.5%,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가 47.5%를 기록하는 등 전국적으로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곳이 이어졌다.

서울 강남구 학여울역 SETEC 개표장에서는 오후 7시30분쯤 봉인 처리가 안 된 투표함 11개가 발견돼 유효투표에서 제외됐다.

개표장에 도착한 투표함 가운데 11개가 바닥면에 봉인 도장이 찍히지 않은 상태였고, 이 가운데 2개는 테이프로 밀봉조차 돼 있지 않았다. 이들 투표함은 일원2동 제1투표소, 수서동 제4투표소, 개포4동 제4투표소 등 강남을 지역구와 압구정동 등 강남갑 지역구에서 옮겨온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통합당 정동영 후보 측 개표 참관인이 미봉인 투표함을 발견하면서 개표는 일시 중단됐고 여야 참관인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크고 작은 마찰과 시비는 그치지 않았다.

경기도 고양경찰서는 11일 특정후보에게 기표된 투표용지를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한 혐의(공직선거법상 투표지 촬영행위 금지)로 임모(29)씨를 입건했다.

임씨는 이날 오전 고양시 덕양구 목암중학교에 설치된 고양동 제6투표소 기표소안에서 사진을 찍다가 ‘찰칵’하는 소리를 들은 투표소 관리감독에게 적발됐다. 임씨는 경찰에서 “인증샷을 찍어 아내에게 보내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충남 천안시 동남구 봉명동 제1투표소에서는 낮 12시30분쯤 A씨(여)가 투표를 하려다 투표용지에 관리관 도장이 찍히지 않은 것을 발견,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광주시 남구에서는 오전 10시47분 모 정당 특정후보의 얼굴사진이 드러난 포스터를 붙인 유세차량이 운행 중이라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은 B씨(52·여)가 “포스터가 붙어 있는 줄 모르고 개인용무를 보기 위해 유세차량을 타고 나갔다”고 진술함에 따라 고의 또는 과실여부에 대해 조사했다.

100세를 넘긴 초 고령 유권자들도 잇따라 신성한 주권행사에 나섰다. 오전 9시25분 경남 하동군 악양면 투표소에는 경남도내 최고령자인 박덕순(133) 할머니가 투표를 마쳤다. 악양면 사무소 관계자는 “박 할머니가 1879년에 출생한 것으로 기재돼 있지만 이는 주민등록상 오류”라며 “할머니의 실제 나이는 99세”라고 밝혔다.

제주도에서는 올해 112세인 신행년 할머니가 셋째 며느리 이모씨와 함께 한림읍 한림2리 복지회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선거도우미의 도움을 받아 투표를 마쳤다.

강원도 홍천군 내 최고령자인 김순이(110) 할머니도 손녀와 함께 홍천군 내면 제2투표구인 원당초교를 찾아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했다. 화천군 최고령자인 최재만(106) 할아버지는 화천군청에 근무하는 아들과 함께 투표소를 찾았다. 그는 부축을 받지 않고 50여개 계단을 거뜬히 올라 소중한 주권을 행사하는 노익장을 과시해 주위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부경대 한 학과에서는 본인 동의 없이 무단으로 부재자 투표 신청을 한 뒤 투표용지를 폐기해 학생 수십명이 투표를 하지 못한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학교에 부재자 투표소 설치를 위해 학생회장이 임의로 학생들의 명의를 도용해 신청을 했고 지난 1일 학과사무실로 투표용지가 왔지만 이를 폐기해 버린 것이다.

대구=김재산 기자 전국종합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