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집잃은 베트남 새댁의 눈물 닦아줘요!… 해비타트, 희망나눔 캠페인
입력 2012-04-11 18:16
‘희망의 집짓기’ 활동을 통해 무주택 서민의 자립을 돕는 한국해비타트(이사장 정근모)가 화재 피해를 입은 다문화가정을 지원하기 위해 ‘희망나눔캠페인’을 펼친다.
지난 2일부터 내달 13일까지 총 4000만원 모금을 목표로 하는 이번 캠페인은 모은 기부금으로 화재로 인해 집이 전소된 베트남 출신 레티하 씨의 집을 수리하게 된다. SK텔레콤 모바일 기부프로그램인 기브유(GiveU)와 함께 진행되는 이 캠페인에는 휴대폰 및 신용카드 결제 외에도 OK캐시백 포인트와 SKT 레인보우 포인트도 기부할 수 있다. 티투게더(ttogether.tworld.co.kr)사이트에 접속하면 누구나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다.
도움이 필요한 레티하(30세, 경기도 파주 거주)씨는 “지난 2월 2일을 생각하는 것조차 무섭다. 아직도 그 날을 생각하면 식은땀이 난다”고 말했다.
오전 9시, 출근하는 남편을 배웅하고 집안을 정리할 때였다. 불이 붙은 것을 보고,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 없이 두 아이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왔다. 추운 날씨에 아이들 옷가지라도 챙겨야 한다는 마음으로 집에 다시 들어가려는 순간,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가스가 폭발하며 순식간에 집은 모두 타버렸다.
베트남에서 7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난 레티하 씨는 집안 살림이 넉넉하지 않았던 탓에 13살 때부터 부모님을 도와 농사를 지었다. 18살부터는 새우오징어공장에서 새벽 6시부터 밤 12시까지 일하느라 손에 물집이 떠날 날 없었지만, 그렇게 번 돈으로 여동생을 공부시켰다.
남편 이종환 씨를 만난 건 5년 전, 25살 때였다. 남편만 믿고 한국으로 시집을 왔고, 딸 은하와 아들 경열이를 낳았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들을 보니 누구보다도 한국생활에 잘 적응해서 아이들을 잘 키우겠다는 꿈이 생겼다.
이런 그녀에게 갑자기 닥친 화재는 ‘재앙’이었다. 다행히 이웃들의 도움으로 마을회관에 머물게 되었지만 그야말로 임시거처일 뿐이다. 화장실은 너무 춥고 비좁아 아이들을 제대로 씻길 수가 없고 부엌이 따로 없어 버너로 라면 같은 간단한 음식밖에 할 수 없다. 한창 자랄 때인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음식을 해주지도 못하고 마음 놓고 뛰어 놀 따뜻한 공간을 마련해주지도 못하는 것이 가장 미안하다는 레티하 씨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제대로 된 집에서 살아야 하는데, 언제쯤 가능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일용직인 남편의 수입으로는 집수리에 드는 비용을 감당하기가 벅차기 때문. 전에 살던 집도 무허가 주택이었던 지라 딱히 지원을 받을 만한 곳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
한국해비타트 민병선 상임대표는 “집은 가족이 안정된 삶을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며 “레티하 씨가 남편과 함께 행복한 아내이자 엄마로 어린 딸과 아이를 행복하게 키울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이 캠페인에 참여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070-7864-2690).
김무정 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