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민여성 2명 ‘후계농업경영인’에 선정되다… “열심히 농사 지어 부자 되고 싶어요”

입력 2012-04-10 19:45


“융자를 받아 농지도 구입할 수 있게 돼 너무 기뻐요. 열심히 농사 지어서 꼭 부자 되고 싶어요.”

10일 경북도 후계농업경영인에 선정된 중국 출신 결혼이민여성들인 김석자(42)·신춘매(41)씨의 똑같은 소감이다. 두 사람은 1990년대 초·중반 한국으로 시집 왔다.

김천시 조마면에서 상추 농사와 한우 사육을 겸하고 있는 김씨는 20년 동안 온갖 농작물을 재배해 본 경력을 지녔다. 이런 영농 실력을 바탕으로 김씨는 영농평가·역량평가 등을 거쳐 경북도 후계농업경영인으로 선정됐다.

김씨는 “화재로 수년 동안 공 들인 느타리버섯 농사를 한순간에 망치는 등 말로 다 표현 못할 정도로 고생을 했다. 하지만 후계농업경영인으로 선정돼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신씨는 1995년 중국서 한국으로 시집 와 포항에서 살다가 5년 전 귀농했다. 현재 영천시 임고면에서 마늘 농사를 짓고 있다. 신씨는 “농사가 힘들기는 하지만 이번에 후계농업경영인으로 선정된 덕에 융자를 받아 농지를 추가로 구입해 좀 더 규모 있는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경북도 후계농업경영인 선정 사상 결혼이민여성들은 처음이다. 그래서 김씨와 신씨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경북도는 올해 후계농업경영인 총 199명을 1차로 선정했다. 이 가운데 여성이 31명이고, 김씨와 신씨가 포함됐다. 현재까지 경북도내 후계농업경영인은 2만2914명이고 이들 중 여성은 1352명이다.

경북도는 앞으로도 결혼이민농가 소득증진사업(1000만원 보조)과 농어촌진흥기금 사업(3000만원 융자, 금리 1%) 등 결혼이민 농가를 위한 안정적인 경제자립 기반구축 및 권익증진 시책을 꾸준히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박순보 도 농수산국장은 “결혼이민여성이 우리 농촌에서 치지하는 비중과 역할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들의 후계농업경영인 선정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고무적인 일”이라고 반겼다.

후계농업경영인 육성사업은 1980년대 농촌인력 고령화와 농업기피, 이농현상 심화 등의 농촌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시작됐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