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소년 마틴 죽인 백인 자경단원 짐머맨 “후원금 달라” 홈페이지 개설

입력 2012-04-10 19:04

흑인 소년 트레이본 마틴(17)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백인 자경단원 조지 짐머맨(28)이 경제난을 호소하며 홈페이지를 개설해 후원금을 받고 나섰다.

8일(현지시간) 개설한 홈페이지 ‘더 리얼 조지 짐머맨 닷컴’은 짐머맨이 직접 운영하며 신용카드 결제를 통해 후원금을 받기 시작했다.

짐머맨은 홈페이지에 올린 호소문에서 “사건이 일어난 2월 26일 이후 집과 학교, 직장에서 모두 쫓겨나야 했다”며 “후원금은 오로지 생활비와 소송비로만 쓰이게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미 NBC 방송은 변호사를 통해 문의한 결과 홈페이지가 짐머맨의 소유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9일 보도했다.

성조기를 홈페이지 배경화면으로 채운 짐머맨은 “악이 승리하는 데 필요한 것은 선한 자의 방관”이라는 18세기 영국 정치가 에드먼드 버크의 명언을 인용하며 지지자의 후원을 독려했다. 짐머맨은 이미 지난달 30일 미국 내 총기단체로부터 소송비조로 1만 달러 지원을 약속받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마틴 가족의 변호를 맡은 벤저민 클럼프는 9일 밤 미 CNN의 뉴스쇼에 출연해 “만약 반대로 마틴이 용의자 입장이었다면 단 한시간 만에 구속되었을 것”이라며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짐머맨의 모금활동을 호화스럽다고 비난했다.

홍혁의 기자 hyukeu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