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살인마’ 오원춘, 여죄 정말 없었나

입력 2012-04-10 20:03


수원 20대 여성 납치살해사건 피의자 오원춘(42)이 사건발생 열흘 만에 검찰에 이송됐다. 오원춘의 신병과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여죄를 밝히는 작업에 들어갔다.

검찰에서 새롭게 오원춘의 여죄들이 드러날 경우 여죄를 밝히지 못한 경찰로서는 수사권 문제를 둘러싸고 마찰을 겪는 상황에서 상당한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여죄 밝히지 못한 경찰=경찰은 그동안 오원춘의 DNA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냈으나 성폭행, 살인 사건 등 또 다른 범죄 관련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

오원춘이 사용하던 휴대전화 통화내역에 대한 수사도 별 진전이 없는 상태다. 경찰은 2011년 7월 26일부터 2012년 12월 4일까지 오원춘과의 통화자 155명을 골라 88명에 대한 수사를 벌였다. 하지만 범죄 피해를 당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나머지 67명에 대해서는 계속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오원춘 수첩에 기재된 31명과 명함 명의자 19명에 대해 조사했지만 소득이 없었다.

서천호 경기경찰청장은 지난 8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오원춘이 머물렀던 지역들의 경찰청과 공조수사를 벌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사건발생 8일 만에야 경남·부산·대전·제주경찰청과의 공조수사가 시작됐지만 아직 원점에 머물고 있다.

오원춘의 중국 내에서의 범죄경력과 수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인터폴에 국제공조수사를 요청한 상태다.

◇행적수사에 전력할 듯= 오원춘이 국내에 머물렀던 5년간의 행적에 대한 수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가 이번 사건의 피해여성을 계획적으로 납치살해한 데다 시신을 훼손해 유기하려 했다는 점에서 초범이 아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의 계속된 떠돌이 생활도 의심받을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검찰 관계자는 10일 “오원춘의 여죄가 있는지 비슷한 살인사건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며 “여성 실종 및 살해사건이 발생한 전국의 일선서와 공조해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원춘이 머물렀던 지역들에서 발생한 여성 실종 및 살해 사건은 135건에 이른다.

오원춘은 2007년 9월부터 2011년 10월 사이 8차례 취업비자를 받아 국내를 드나들었다. 경남 거제, 부산, 제주, 대전, 용인, 수원 등지에서 노동을 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2007년 그가 입국해 고양시 덕양구의 사촌여동생 집에 주소를 등록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듬해 5월까지 경남 거제에서 거주하면서 건설현장에서 일을 했다. 2008년 6월부터는 용인, 부산, 대전 등을 떠돌아다녔다.

2010년 9월 수원으로 온 이후 건설현장에서 알게 된 조선족 여성(68)의 거주지에 주소를 등록해 놓고 실제로는 수원 매교동과 남수동 여인숙을 전전했다. 이번 사건발생 장소인 원룸에서는 지난해 2월부터 지내왔다.

공조수사는 해당 경찰서가 실종자들의 가족이나 지인 등의 진술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수원=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