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로켓’ 대비 주변국 움직임 분주

입력 2012-04-10 18:37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가 임박해지자 주변국들도 이로 인한 파장을 예의주시하며 대비책 마련에 분주하다. 일본 방문이 예정된 중국 고위 관리가 급거 방문을 취소하는가 하면 일본 필리핀 한국 등 주요 항공사들은 위성과 로켓 파편 피해를 우려해 속속 항로를 변경하고 있다.

◇미국의 대북 압박 속 중·러 민감한 움직임=북한의 10일 광명성 3호 발사를 위한 조립완료 발표를 전후에 한반도 주변국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우선 중국의 움직임이 심상찮아 보인다. 교도통신은 이달 중순 일본 방문을 예정했던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의 궈보슝(郭伯雄) 부주석이 일정을 갑자기 여름으로 연기했다고 전했다. 일본이 해상 요격미사일인 SM3를 탑재한 이지스함을 동중국해 등에 배치한 점도 감안됐겠지만 계속된 미국의 대중국 압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무부 빅토리아 뉼런드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중국에 대해 가능한 모든 일을 다 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남은 시간에 영향력을 계속 발휘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도 외무부와 국방부 관리들을 동원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알렉산드르 루카셰비치 외무부 대변인은 10일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 결정을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의 예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또 현지 군당국은 이타르통신에 미사일방어(MD) 및 방공 시스템으로 요격할 준비가 돼 있다고 요격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하고 나섰다.

일본은 11∼12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주요8개국(G8) 외무장관 회담도 대북 압박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겜바 고이치로 일본 외무상은 9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자제를 촉구하는 G8 외무장관들의 강력한 결의를 보여주기 위해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켓 파편 맞을라” 항공편 속속 조정=대한항공과 전일본공수(ANA), 필리핀항공 등 필리핀 영공을 통과하는 항공편을 보유한 항공사들은 12∼16일 북한 로켓을 피하기 위해 항로를 일시 재조정할 것이라고 필리핀 민항청(CAAP)이 10일 밝혔다. KAL, ANA, 필리핀항공, 세부항공, 일본항공(JAL), 가루다 인도네시아, 델타항공 소속 여객기 20여편이 대상이다.

CAAP 측은 일시적으로 3개 북동항로를 폐쇄할 것이라면서 이로 인해 항공기들이 우회해야 하는 탓에 비행시간이 20분가량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 관리들은 또 로켓 파편을 우려, 북동쪽 영해에서의 선박운항과 어로작업을 금지시켰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