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회 중요 무형문화재 지정 ‘종교 편향’ 지적… 교회언론회 “역사왜곡 담당자 책임을”
입력 2012-04-10 21:03
한국교회언론회(대표 김승동 목사)는 최근 문화재청이 각계의 우려에도 ‘연등회(燃燈會)’를 중요 무형문화재로 지정한 것과 관련, 10일 ‘연등의 무형문화재 지정은 역사의 왜곡이다. 종교 편향에 앞장선 담당자들은 국민 앞에 사과하고 물러나야’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연등회란 정월 보름이나 석가탄신일 등에 불을 켜고 부처에게 복을 비는 불교행사다.
교회언론회는 논평에서 “불교계가 연등회를 고려시대부터 전래되어 온 불교계의 전통 문화라고 하지만 이것이 전통성을 가지고 지속되어 온 것은 아니다”며 “즉 연등행사는 조선시대 500여 년 동안 사라졌었고 일본 정토종의 영향으로 시작된 것이 36년간 일제의 지배종교로 이용되는 형태로 남았다. 현재의 제등행렬도 1995년 조계사에서 시작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불교계의 연등 행사가 1000년을 이어온 전통 문화라고 주장하는 것은 억측이며 일제의 침략종교로 이용당한 것에 대한 역사적 왜곡이라는 것이다.
교회언론회는 특히 “일제에 의해 지배수단으로 만들어진 종교행사를 전통문화로 포장하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며 대표적인 ‘종교 편향’의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또 “불교계에서 수년간 문화재 지정을 요청했지만 바로 지정되지 않은 것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라며 “국민의 우려스런 목소리를 무시하고 역사적 계승이 분명치 않은 특정종교 행사를 문화재로 지정한 것은 식민종교로 조선을 지배했던 일본이 비웃고 조롱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언론회는 불교계에 대해 “‘문화포교’의 목적을 이뤘다고 좋아할 것이 아니라, 우리 역사에서 부끄러운 역사를 답습하는 것에 대해 국민에게 해명해야한다”고 밝혔다. 또 현재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특정 종교를 선전할 목적으로 만든 법에 대해 위헌 선언을 받게 된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김승동 대표는 “우리나라는 다종교국가인데 특정종교가 원한다고 하여 정부와 자치권이 나서서 ‘종교편향’을 일삼는다면 이는 심각한 국민·종교간 갈등상황을 조장하는 것이 된다”며 “현명치 못한 결정에 참여한 모든 공직자와 관계자들은 국민 앞에서 사과하고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