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미래 달린 담임목사 ‘청빙’… ‘고용’으로 퇴색 안되게”
입력 2012-04-10 21:04
청빙 절차 어떻게 하면 좋을까
담임목사 청빙은 교회의 미래가 걸려있는 중대한 문제다. 어떤 후임자가 들어오느냐에 따라 교회가 성장할 수도, 분열을 거듭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목회자 청빙은 어떤 과정을 거칠까.
◇후임목회자 청빙 어떻게 하나=담임목사 청빙은 크게 승계형, 추천형, 공모형으로 진행된다. 승계형은 후임자가 부목사나 동사목사로 활동하면서 충분한 검증 과정을 거치는 방법이다. 추천형은 후보의 인격, 영성, 삶을 서류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임자나 노회 등의 추천으로 청빙하는 것이다.
공모형은 한국기독공보나 기독신문, 한국성결신문과 같은 교단 신문에 공고문을 내고 모집하는 것이다. 목회자 수요·공급 불균형이 크다보니 수백 명이 지원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교회는 대형교회의 부목사 경력, 박사학위 등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기도 한다. 세 방법 모두 청빙위원회에서 후보를 압축한다. 청빙은 당회를 거쳐 공동의회에서 투표로 결정된다.
최원준 목회와신학 편집장은 “장로 중심의 청빙위원회에서 최근 권사 안수집사 청년 등 다양한 직분을 참여시키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대부분의 교회는 지원자의 설교와 평판, 인격적인 면을 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편집장은 “가장 좋은 청빙은 교회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어떤 목회자가 와야 하는 지 합의점을 찾아내고 세부 기준표를 만들어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추진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류심사, 면접 등 꼼꼼한 검증절차=청빙은 꼼꼼한 절차를 거친다. 1차 서류심사에는 이력서, 최종학위 증명서, 목회계획서, 자기소개서, 설교CD 등을 제출해야 한다. 10여명으로 압축된 2차 서류심사에선 교회 특성에 맞는 목회계획서와 사모의 자기소개서 등을 제출하기도 한다.
소수의 인원으로 압축된 1차 면접에선 성품과 영성, 목회적 자질을 살피는 면접이 진행된다. 이 때 ‘성도들이 목회자를 원치 않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와 같은 난감한 질문으로 목회 인성, 철학, 물질관, 한국교회에 대한 입장 등을 청취한다. 청빙위원들은 지원자가 시무하는 교회를 불시에 찾아가 조사를 하기도 한다.
김승호 영남신대 교수는 “담임목사 청빙이 교회 수와 지원자 수의 불균형으로 ‘청빙’이 아닌 ‘고용’의 의미로 퇴색될 우려가 있다”면서 “청빙 전 과정이 투명하면서도 하나님의 뜻에 따를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10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보이는 현 상황에서 쏟아져 나오는 목회자들을 위한 교단차원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