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녹색돼지’ FTA파고 꺾다… 2010년 매출 400억, 2011년 900억 대도약
입력 2012-04-10 18:31
전남도내 축산 농업인들이 돼지 주식회사를 설립해 자유무역협정(FTA)의 파고를 성공적으로 헤쳐나가고 있다. 생산부터 가공·유통에 이르는 일괄 시스템으로 생산비 유통비용 등을 절감했다.
10일 전남도에 따르면 순천·나주·담양·보성 등 도내 14개 시·군 양돈농가 118명이 2009년 11월 12억원을 출자해 녹색돼지㈜를 출범시켰다. 이 회사는 함평군 학교면에 도축한 돼지를 부위별로 분류하는 1차 가공공장을, 담양 에코하이테크 단지 안에 햄·소세지·돈가스 등을 만드는 2차 가공시설(부지 9903㎡, 연건평 2842㎡)을 갖췄다. 이들 가공공장의 생산라인은 모두 위생시설을 갖춰 해썹(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을 받았다.
축산 농업인들은 이를 통해 생산에서 유통까지 일괄된 시스템으로 그동안 중간상인들에게 빠져나가던 유통마진을 줄였다. 또 종돈(種豚)과 사료의 공동구매를 통한 생산비 절감 등으로 외국산 돼지고기와의 경쟁력을 확보했다.
녹색돼지 경쟁력의 원동력은 고품질이다. 이들 농업인들은 친환경 우수 축산물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녹차·함초액·무독성 유황·미네랄 등을 첨가한 기능성 축산물을 생산하고, 맛과 신선도, 디자인 등 상품의 차별화에 힘썼다.
이 회사 가공품은 GS·롯데마트·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에 납품되고 광주는 물론 서울·경기 등 수도권, 부산·창원·울산·대전 등 전국적으로 374곳에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다. 최근에는 울릉도 시장까지 개척했다. 농업인들은 앞으로 전시 판매장 300곳을 설치하고 자체 브랜드 판매장 개설, 해외 수출 등도 추진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이 결과 ‘녹색돼지’가 전국 최고 브랜드 중 하나로 성장하면서 2010년 400억원에 그쳤던 연간 매출액이 지난해 900억원으로 뛰었다. 올해는 1000억원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녹색돼지 김영백(54) 대표는 “외국산 돼지고기와의 경쟁력 차이가 2009년 기준으로 34%에 달한다”며 “고품질 제품의 브랜드화에 성공하면 충분히 FTA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무안=이상일 기자 silee06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