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동부 윤호영 마침내 MVP… 여자농구선 신정자 영예

입력 2012-04-09 22:08

프로농구 원주 동부의 포워드 윤호영(28)은 팀 선배 김주성(33)에 늘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김주성이 상을 독식하는 바람에 ‘상 복 없는 남자’로도 불렸다. 은퇴한 추승균(전주 KCC)처럼 묵묵히 제몫을 했지만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않는 ‘소리 없이 강한 선수’다. 그런 윤호영이 그동안의 설움을 날려버렸다.

윤호영은 9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2011∼2012 KB국민카드 남자 프로농구 시상식 기자단 투표에서 80표의 유효투표 중 51표를 차지, 오세근(14표·안양 KGC인삼공사)을 37표차로 제치고 생애 처음으로 최우수선수(MVP)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윤호영은 올 시즌 52경기에 출전해 한 경기당 평균 12점을 올리고 5.2개의 리바운드를 잡는가 하면 블록은 국내 선수 중 1위인 1.4개를 기록해 팀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상무 입대를 앞둔 윤호영은 “어느 팀에 가든 팀 선배 김주성처럼 성실하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나를 믿어준 감독님과 팀 동료, 선후배에게 고맙고 항상 함께 있어주지 못해 미안한 아내와 아이에게 더 훌륭한 가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슈퍼 루키’ 오세근(25)은 80표 중 72표를 기록, 김선형(서울 SK)과 최진수(고양 오리온스)를 따돌리고 생애 단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신인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챔피언결정전 MVP인 오세근은 이번 시즌 52경기에 출전해 평균 15득점, 리바운드 8.1개를 작성, 소속팀 인삼공사를 정규리그 2위에 올려놓은 데 이어 팀의 최종 우승도 선봉에서 이끌었다.

같은 날 열린 여자프로농구 2011∼2012 정규리그 시상식에서는 신정자(32·KDB생명)가 우승팀 소속이 아님에도 MVP에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 신정자는 이날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기자단 전체 72표 중 38표를 얻어 신한은행을 5시즌 연속 통합우승으로 이끈 하은주를 제치고 정규리그 MVP로 선정됐다. 신정자는 2004 퓨처스리그 MVP로 뽑힌 적은 있었지만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승아(20·우리은행)는 59표를 얻어 신세계의 이령을 따돌리고 생애 단 한번만 받는 신인상을 수상했다.

김준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