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금고지기를 잡아라”… 리비아 과도정부 ‘70억달러 보유’ 측근 추적중
입력 2012-04-09 19:16
리비아 과도정부가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을 무너뜨렸지만 파탄난 경제를 살리기 위해 꼭 해야 할 숙제가 하나 있다. 국부펀드지만 카다피의 사금고처럼 70억 달러 상당의 ‘리비아 아프리카 투자 포트폴리오(LAP)’를 관리해 온 바시르 살레 바시르(66)를 검거하는 것이다.
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LAP 대표로 활동했던 바시르는 아프리카와 프랑스 등 전 세계를 돌며 리비아가 석유수출로 벌어들인 부를 투자해온 인물이지만 카다피 정권 붕괴 이후 사라졌다.
바시르는 특히 카다피와 그의 가족들이 축적한 비자금으로 전 세계 호텔 구입, 광물자원 구매 및 회사지분 인수 등을 해 와 카다피가 숨겨 놓은 돈을 아는 유일한 인물이다.
카다피 정권 몰락 이래 이 국부펀드로 잠비아 등 아프리카 지역에 투자했던 사업을 재개해야 하지만 이들 국가가 이를 몰수하기 시작한 터라 과도정부 입장에서는 한시가 급한 실정이다. 게다가 그를 잡아야 카다피와 프랑스 지도자들 간 유착관계에 대해서도 해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의 행방이 묘연하다. 혹자들은 리비아의 저항기간 동안 그를 튀니지의 한 휴양도시에서 봤다는 목격자들도 있지만 확실치 않다. 또 한 사업가는 바시르가 유력 사업가들의 보호아래 파리에 있다는 설도 있다. 알랭 주페 프랑스 외무장관은 그의 행방을 묻는 FT의 질문에 “프랑스에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확실하지 않다”면서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프랑스 외무부는 그와 관계가 없다는 것”이라고 묘한 답변을 남겼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