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으로 익힌 장타 빛났다… ‘버바 왓슨’ 마스터스 우승
입력 2012-04-09 19:00
연장전 두 번째(10번) 홀. 파4홀이긴 하지만 495야드의 긴 홀이다. 긴장한 듯 두 선수의 티샷이 흔들렸다. 루이 우어스티즌(30·남아공)은 홀에서 231야드 남은 오른쪽 러프쪽으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최장타인 버바 왓슨(34·미국)은 155야드가 남은 거리까지 보냈다. 하지만 왓슨의 볼은 울창한 나무를 맞고 떨어진데다 그린 쪽 시야가 가려있어 우어스티즌의 승리 가능성이 커보였다.
하지만 장갑을 벗을 때까지는 아무도 모르는 법. 우어스티즌의 두 번째 샷이 그린에 못 미친 반면 왓슨은 나무가 시야를 가린 상황에서도 웨지로 기막힌 훅샷을 날려 핀 3.3m에 붙였다. 우어스티즌은 3번째 샷이 핀을 4m 이상 지나쳤고 파세이브에도 실패해 보기로 홀아웃했다. 2퍼트에만 성공해도 우승컵을 거머쥐는 순간, 왓슨은 파세이브에 성공하며 우승상금 144만 달러를 거머쥐었다. 지난주까지 10위였던 상금랭킹 순위도 1위(321만4138달러)로 수직 상승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파72·7435야드)에서 끝난 마스터스 4라운드에서 왓슨은 연장 2차전에서 2010 브리티시오픈 챔피언 우어스티즌을 꺾고 극적으로 그린재킷을 입었다. 왼손잡이로는 마이크 위어(캐나다), 필 미켈슨(미국)에 이은 세 번째 챔피언. 최근 10년간 왼손 골퍼가 5차례나 그린재킷을 입었다. 위어는 2003년, 미켈슨은 2004년 2006년 2010년 마스터스의 주인공이었다. 통산 4회 우승을 노렸던 미켈슨은 공동 3위(8언더파 280타)에 그쳤다.
우어스티즌이 2번홀(파5·575야드)에서 3타를 줄이는 더블이글(앨버트로스)을 기록하며 10언더파를 칠 때만 해도 그린재킷의 주인공은 우어스티즌이 될 것으로 보였다. 253야드를 남겨두고 4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 주변에 떨어진 뒤 27m를 굴러가 만들어진 앨버트로스는 76년 마스터스 사상 4번째로, 무려 18년 만에 달성된 진기록. 우어스티즌은 3번홀(파3)과 10번홀(파4)에서 한 타씩을 잃었지만 13번홀과 15번홀(이상 파5)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선두를 질주했다.
반면 왓슨은 보기를 범한 12번홀(파3)까지 중간합계 6언더파로 우승과 멀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왓슨은 장타를 이용해 13번홀(파5) 버디를 잡아낸 것을 시작으로 16번홀까지 4홀 연속 버디를 잡으며 우어스티즌과 공동선두에 오르며 연장전에 돌입했다.
재미교포 나상욱(29·타이틀리스트)은 4타를 줄여 최종합계 2언더파 공동 12위로 뛰어올랐고 배상문(26·캘러웨이)은 5타를 잃어 최종 4오버파 공동 37위로 떨어졌다. 이날 9타를 까먹은 양용은(40·KB금융그룹)은 11오버파가 되면서 최하위권인 공동 57위까지 밀렸다.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로리 매킬로이(22·북아일랜드)와 타이거 우즈(37·미국)는 나란히 5오버파, 공동 40위로 대회를 마쳤다.
서완석 국장기자